
국내 부동산 관련 대출 잔액이 지난해 1년 사이 122조원 불어난 약 2682조원으로 추산됐다. 특히 이 중 거의 절반은 가계대출로 가계 살림을 압박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위험노출액) 중 부동산 관련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2681조6000억원으로 추산됐다.
2023년 말보다 1년 사이 122조1000억원(4.8%) 늘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 관련 대출 비율은 105.2%다.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국내 부동산 부문 충격이 금융기관과 금융 투자자 등 경제주체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손실 규모를 뜻한다.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부동산 관련 대출(잔액 2681조6000억원)과 부동산 관련 보증(1064조1000억원), 금융시장을 통한 부동산 관련 금융투자상품(375조9000억원)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각 부문은 취급·실행 과정에서 보완적인 역할을 하므로 단순 합산하면 관련 위험이 과대평가될 수 있다고 한은이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의 부동산대출 잔액은 1년 새 3.6% 늘어난 1309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관련 대출에서 가계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8.8%다. 상업용 부동산 등 비주택 담보대출이 상가 공실률 상승 등 시장 여건 악화로 감소한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증가했다.
가계 부동산 대출 중 정책금융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말 17.0%에서 지난해 말 23.7%로 상승했다.
일반기업의 부동산 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694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비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1년 전보다 11.3% 증가했다.
부동산·건설업종 기업 대출은 1.8% 늘어난 623조3000억원으로 추산됐다. 2023년 증가율(4.4%)과 비교하면 둔화됐는데, 건설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위험 관리 강화로 잔액이 줄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잔액 187조3000억원)은 구조조정 등 영향으로 2023년 대비 11.8% 감소했다.
한은은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 증가세가 둔화 추세이지만,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 부동산 대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등 잠재 리스크가 여전히 누적되고 있다"며 "금융 여건 완화(금리인하)가 부동산 등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하고 자산매입을 위한 대출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부동산 부문으로 금융 쏠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