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들의 주된 수익원인 예대금리차(대출-예금 금리)가 2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분을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에 더 빨리, 크게 반영한 결과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이후 은행권의 3%대 정기예금 금리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예대금리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예대금리차 비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서 취급된 가계대출의 예대금리차는 1.29∼1.46%포인트(p)로 집계됐다. NH농협의 예대금리차가 1.46%p로 가장 컸다. 이어 신한(1.42%p)·하나(1.37%p)·우리(1.34%p)·KB국민(1.29%p) 순서였다.
전체 19개 은행 중에서는 전북은행의 1월 예대금리차가 5.33%p로 가장 컸다. 이어 한국씨티은행(2.61%p)·토스뱅크(2.43%p)·광주은행(2.08%p)·BNK부산은행(1.98%p)의 순서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수도권 집값이 오르며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자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도록 압박하자 은행들이 8월부터 가산금리 인상을 통해 대출금리를 여러 차례 올린 뒤 아직 제대로 내리지 않은 점도 작용했다.
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5대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올해 1월까지 6개월 동안 ▲신한은행 1.22%p ▲우리은행 1.19%p ▲KB국민은행 0.85%p ▲하나은행 0.84%p ▲NH농협은행 0.61%p씩 커졌다.
하나은행의 1월 예대금리차(1.37%p)는 공시 자료가 존재하는 2022년 7월 이래 최대 치다. 신한은행(1.42%p)도 공시 자료 발표 첫 달인 2022년 7월(1.46%p)을 제외하고 2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우리은행(1.34%p)과 KB국민은행(1.29%p)도 2023년 2월(1.46%p·1.48%p) 이래 1년 11개월 만에 예대금리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 NH농협은행(1.46%p)도 2024년 1월(1.50%p) 이후 최대다.
대출금리 하락이 더딘 것과 대조적으로 수신(예금) 금리는 가파르게 떨어졌다. 지난달 25일 한은의 기준금리 0.25%p 인하 전후로 속도가 더 빨라졌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5대 은행의 2일 기준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1년 만기 기준)는 연 2.95∼3.30%다.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2.95%)이 지난달 20일 2%대로 가장 먼저 내려왔다. KB국민은행의 'KB스타 정기예금'(2.95%)과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2.95%)도 지난달 24일과 25일 잇따라 2%대에 진입했다.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3.00%)은 아직 3%대이지만, 조만간 2%대로 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