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추진하는 보편 관세가 적용되면 우리나라 중소기업 수출이 최대 1조2000억원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김정현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소벤처기업부가 12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개최한 '트럼프 2기 행정부 대응, 중소기업 지원 간담회'에서 이같이 예상했다. 김정현 연구위원은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그 외 국가 제품에 10% 관세를 매기는 경우를 가정했다. 이 시나리오가 시행되면 우리나라 중소기업 수출은 지금보다 최대 11.3%(1조2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지난 4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3월 12일부터는 수출국을 불문하고 모든 철강,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미국의 보편 관세 적용을 우려하는 수출 중소기업들의 사례가 소개됐다. 중국산 원료로 항공우주용 특수물질을 생산해 미국 항공우주·위성사업 업체에 납품하는 동인화학은 미국이 중국산 원료 사용을 금지할 경우 생산과 수출에 막대한 어려움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다.
디스플레이용 플라스틱 패널 생산업체 아이델은 미국이 멕시코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대미국 수출 타격이 불가피다고 호소했다. 아이델은 멕시코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알루미늄 압연기술로 식품, 의약품, 산업용 포장지 제품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일진알텍은 미국이 3월 12일부터 모든 국가의 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수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중기부는 수출 중소기업이 당면한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한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중기부는 전국 13개 지방청에 애로신고센터를 설치해 고관세, 고환율, 공급망 재편에 따른 영향 등 수출 중소기업 피해를 받기로 했다. 아울러 수출 중소기업에 긴급 경영안정자금 등 정책금융을 지원하고, 위기가 심화하면 추가 지원도 검토할 방침이다.
수출 초보기업에 대한 밀착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테크서비스 수출과 해외진출, 신한류품목 육성 등으로 수출정책 외연도 확대하기로 했다. 아세안과 중동 등 신흥시장·지역별 수출 전략을 새롭게 추진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중소벤처기업 글로벌화 원팀 협의체' 지원 기능도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