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1.6~1.7%로 낮아질 것으로 한국은행이 추정했다. 한은은 20일 블로그를 통해 "지난해 11월 1.9%로 예상한 2025년 성장률을 1월에는 1.6~1.7%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12월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의 영향으로 올해 성장률이 소비 등 내수를 중심으로 약 0.2%포인트(p)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4분기 말 높아진 정치 불확실성이 올해 1분기까지 지속되다가 2분기부터 점차 해소되면서 경제심리가 하반기 중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것을 전제하였다"고 덧붙여 탄핵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성장률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시사했다.
한은은 다음 달 수정 전망치 발표를 예고한 뒤 "올해 성장률에 대한 2월 전망 수치가 1월에 예상했던 것보다 높아질지 아니면 낮아질지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의 해소시기, 정부의 추가적인 경기부양책,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전개 등에 크게 영향 받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은이 측정한 '정치 불확실성 지수'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 후 불확실성 지수는 급속히 낮아졌다. 그러다가 지난해 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후 급속히 높아졌다가 윤 대통령 체포영장 발부 후 다시 급속히 낮아졌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에 대해 한은은 "12월 초 예상치 못한 계엄 사태 이후 지속된 국내 정치적 충격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인해 경제심리가 크게 악화하고 내수가 위축되면서 지난해 11월에 했던 전망을 상당 폭 하회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구체적으로 "4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0.5%)을 크게 하회하는 0.2%나 이를 소폭 밑돌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지난해 연간 성장률도 기존 전망치 2.2%를 하회하는 2.0~2.1%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