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간 유연성 중요" 건의하자 고용노동장관 "보완해 나갈 것"
한국에서 경영활동을 하는 외국인 기업가들이 28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현장에서 느낀 어려움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이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외국인 투자 기업 초청 간담회 - 대한민국과 함께 만드는 혁신성장' 행사에는 주한 외국인 투자기업 경영인과 외국기업 단체 관계자 등 65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오전 10시부터 11시 50분까지 규제완화·미세먼지 대책 등 다양한 주제를 두고 토론을 벌였다.

이날 토론은 별도 시나리오 없이 제프리 존스 주한미국상의 이사장의 사회로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타운홀미팅'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우선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바이엘코리아 대표이사인 잉그리트 드렉셀 주한독일상의회장은 "(외국기업보다) 한국 기업을 우선하는(우대하는) 규제가 있다. 이를 축소해줄 것을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드렉셀 회장은 "기본적으로 주52시간 근무제도를 환영하지만, 디지털 분야에서는 노동시간의 유연성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동시간 단축과 더불어 유연한 운영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기존 3개월이었던 탄력근로제 단위 기한을 6개월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앞으로도 필요한 부분은 보완할 방침"이라고 답했다.
박진회 한국시티은행 은행장은 "개인정보보호법 등 금융 분야 법령의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햇다. 패트릭 윤 비자인터내셔날 아시아퍼시픽코리아 사장은 "핀테크 산업 규제에 있어 한국과 글로벌 기준이 달라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글로벌 기준의 중요성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회장은 "한국에서 경영을 하는 것은 여전히 도전적"이라며 "(정책의) 유연성과 안정성이 제대로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눈에 띄었다. 모리야마 토모유키 서울재팬클럽(주한 일본기업 모임) 이사장은 한국어로 "미세먼지"라고 언급한 뒤 "이 문제가 한국을 매력적 투자처로 보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국 정부에서 조속한 대책을 마련해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에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최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범국가기구를 만들었다. 또 추경을 통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도 있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의(암참) 대표는 "조만간 미국 의회와 백악관 관계자를 만날 예정이다. 한국이 몇 안 되는 대미 무역흑자를 내는 나라라는 점, 한국에서 미국 기업들이 어떻게 성공하는지 말할 것"이라고 했다. 우건군 주한중국상의 회장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도록 가교로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인도 투자기업인 노벨리스코리아 샤친 사푸테 사장은 "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을 알고 있다. 인도는 아시아에서 매우 큰 시장인 만큼 더욱 협업이 활발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