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전후로 국내외 상황 진전에 위기대비 고삐죄기 시작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경제비상 상황을 고려한 ’플랜B’을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는 15일 이 총재가 각 부서에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 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했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글로벌 경제 악재를 고려해 기존의 비상대책(컨틴전시 플랜)을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수정·보완하라는 뜻이다. 지난 7월 3년 만의 금리인하 후 이 총재가 공식 석상에서 여러 차례 경기둔화의 대비책을 강조한 것으로 미루어 봐 이 총재의 구상은 두달여즘부터 다듬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주열 총재는 지난 7월말~8월초 통화정책국과 국제국, 금융시장국 등 주요 부서에 여러 시나리오 별 점검·보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해당 부서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흐름과 업무 연관성이 높은 부서다. 이 총재가 위기 대응에 고삐를 죄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7월 '깜짝 인하' 전후다. 시장에서는 동결을 예상한 상황에서 선제적인 금리인하로 경기부양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그 때 나왔다. 이 총재가 6월 한·중·일 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비롯해 각종 국제 회의에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것 아니냐는 후문도 있다.
이에 따라 각 부서는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 불확실성 요소가 어떤 형태의 위협으로 나타날 수 있는지와 그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 대응방안 등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이 총재는 통상 취합된 보고서를 받아왔지만 이번에는 각 국별로 별도로 구체화된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 관계자는 "당장 위기가 온다는 것은 아니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 만큼 한은 입장에서 만반의 대비를 하겠다는 자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