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1 15:25 (화)
[김용태 트렌드 트레킹] (107) 봉이 김선달의 상술은 '무죄'
[김용태 트렌드 트레킹] (107) 봉이 김선달의 상술은 '무죄'
  • 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 siast@mkyt.com
  • 승인 2024.07.2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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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강 물을 팔면서 고객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유도 하는 미스 디렉션(mis-direction) 활용
눈으로는 식별할 수 없을 정도로 별 차이없는 상품인데도 명품과 짝퉁의 가격 차이는 엄청나
소비자들이 가치의 차이를 느낀다는 것 반증…강남 아파트가 강북보다 비싼 것도 같은 이유

김선달은 새로운 투자처를 찾으려고 전국을 돌아다니는 부자들이 평양에 왔다는 말을 듣고 대동강 물을 팔아야겠다는 계획을 짭니다.

돈을 좀 빌려서는 사람들을 고용하고 돈을 미리 나누어주면서 대동강 물을 길어갈 때마다 자신에게 돈을 내도록 작전을 짠 거지요.

대동강 물을 길어가면서 김선달에게 돈을 낸다는 소문을 퍼뜨리자 부자들도 확인하러 대동강에 와봅니다. 돈을 내고 물을 길어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대동강 물이 김선달이 부모에게 받은 유산이라고 대답하는 것이었어요. 결국, 부자들은 김선달에게 대동강 물을 팔라고 애원하고 김선달은 짐짓 못 이기는 척하면서 비싼 값에 팔 수 있었습니다.

미스디렉션은 현 시점에서도 일어나고 있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봉이 김선달은 대동강 물을 파는 문제를 푸는 데 있어 미스디렉션(mis-direction), 즉 오도(誤導)의 원리를 적용했습니다.

미스디렉션이란 방향을 다른 곳으로 돌린다는 의미인데, 마술을 할 때 마술사가 군중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유도하면서 순간적으로 바꿔치기를 한다든지 무언가를 꺼내는 겁니다.

너무 빠르니까 일반인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거지요.

봉이 김선달은 부자들의 눈을 대동강 물로부터 돈으로 오도했습니다. 물 길러오는 사람들, 돈을 받는 장면, 주위사람들과의 입맞춤 등을 연출함으로써 시선을 빼앗은 거지요. 그렇다면 봉이 김선달은 사기꾼일까?

아닙니다. 이와 같은 미스디렉션은 현 시점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눈으로 보아서는 식별할 수 없을 정도로 별 차이없는 상품인데도 명품과 짝퉁의 가격 차이는 엄청나지요. 가격 차가 난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가치(value)의 차이를 느낀다는 것을 반증하는 겁니다. 루이뷔통 브랜드 태그가 붙어있는 가방이 일반 가방보다 더 가치있다고 믿는 거지요. 강남 아파트가 강북의 아파트보다 비싼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마케팅은 마술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트릭과는 다릅니다. 명품브랜드나 강남아파트를 사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시대에는 아무도 없지요. 지금 우리가 봉이 김선달 시대의 사람들은 그렇게 바보처럼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대동강 물을 살 수 있었을까 생각할 수 있듯이 먼 훗날 사람들은 21세기 사람들은 똑같은 제품에서 왜 그런 가치의 차이를 느꼈을까 의아해할 수도 있을 겁니다. 가치는 그 시대의 정신과 문화에 따라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니까요.

고객의 심리를 읽지 못하고서는, 사회와 시대의 정서와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비즈니스는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문제가 잘 풀리지 않는다면 그 안에서 끙끙대지 말고 미스디렉션을 생각해 보시죠. 세상은 우리 생각보다 넓고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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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김용태(김용태 마케팅연구소 대표)= 방송과 온라인 그리고 기업 현장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주제로 한 깊이 있는 강의와 컨설팅으로 이름을 알렸다. "김용태의 마케팅 이야기"(한국경제TV), "김용태의 컨버전스 특강" 칼럼연재(경영시사지 이코노미스트) 등이 있고 서울산업대와 남서울대에서 겸임교수를 했다. 특히 온라인 강의는 경영 분석 사례와 세계 경영 변화 흐름 등을 주로 다뤄 국내 경영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요 강의 내용을 보면 "루이비통 이야기 – 사치가 아니라 가치를 팔라", "마윈의 역설 – 알리바바의 물구나무 경영이야기", "4차산업혁명과 공유 경제의 미래", "손정의가 선택한 4차산업혁명의 미래", "블록체인과 4차산업혁명" 등이다.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트로이의 목마를 불태워라", "마케팅은 마술이다", "부모여, 미래로 이동하라", "변화에서 길을 찾다", "마케팅 컨버전스", "웹3.0 메타버스", 메타버스에 서울대는 없다(이북), 메타버스와 세 개의 역린(이북) 등을 펴냈다. 서울대 인문대 졸업 후 서울대서 경영학 석사(마케팅 전공)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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