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운반선, VLCC 등 고부가선박 수주가 늘면서 수익성 개선에도 순풍

국내 중공업계의 대표 격인 조선의 약진이 눈부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체인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은 지난 1일 하루 동안에만 총 3조5,000억 원이 넘는 수주 계약을 체결해 기염을 토했다.
한화오션은 중동 지역 두 선사(船社)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4척,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4척 등 8척을 총 2조1,577억 원 상당에 수주했다고 1일 공시했다.
수주 금액은 각각 LNG운반선 4척 1조4,381억 원, VLCC 4척 7,196억 원으로 대개 고부가선박들이다.
이들 선박은 4년 후인 2028년까지 인도될 예정으로 LNG운반선은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 VLCC는 오만 국적 선사로부터 각각 수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오션은 이번 계약분을 포함해 지난 6개월간 LNG운반선 16척, VLCC 7척,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2척, 초대형 가스 운반선(VLGC) 1척, 해양 설비 1기 등 총 53억3,000만 달러(7조3,600억 원) 상당을 수주했다.
이는 지난해 수주액(35억2,000만 달러)의 1.5배 규모에 해당하는 호실적이다.
삼성중공업도 같은 날 중동 지역 선주로부터 LNG운반선 4척을 1조4,381억 원 상당에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는 이번 LNG운반선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22척, 49억 달러(6조7,700억 원) 상당을 수주해 올 수주목표 97억 달러(13조4,000억 원)의 약 51%를 달성했다. 수주한 선박은 LNG운반선 19척, VLAC 2척, 셔틀탱커 1척 등이다.
HD한국조선해양도 1일 아프리카 선사로부터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 4척을 2,667억 원 상당에 수주했다. 이 회사는 이번 수주를 포함해 지금까지 총 116척을 123억5,000만 달러(17조500억 원)에 수주해 연간 수주목표 135억 달러(18조6,400억 원)의 91.5%를 이미 달성했다.
이처럼 대규모 수주가 이어지면서 조선업계에 하반기 수주 랠리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LNG운반선, VLCC 등 고부가선박 수주가 늘면서 수익성 개선에도 순풍이 불고 있다.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로 최근 친환경 선박 발주가 크게 늘면서 국제 신조선가(新造船價)지수도 역대급 수준으로 높아져 LNG운반선, VLCC 건조 능력이 앞선 한국 조선업계에 호재가 되고 있다.
한편 지난해 승승장구했던 국내 자동차업계의 올 상반기 경기는 조선업과 달리 뒷걸음질하고 있어 주목된다.
올들어 자동차 내수 침체가 이어진 데다 글로벌 판매도 작년 수준에서 맴돌아 올해 실적이 불투명하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2일 업계 조사 결과 현대자동차·기아·KG모빌리티·한국GM·르노코리아 등 국내 완성차 5사(社)의 상반기 국내외 완성차 판매 대수는 작년 동기 대비 0.5% 감소한 총 398만1,950대로 나타났다.
지난 상반기에 해외 판매 대수는 2.2% 늘었지만 국내 판매 대수는 11.8%나 줄어 '내수부진이란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됐다.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국내 소비심리 위축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지난달 5사의 국내 판매량은 11만1,851대로 작년 6월보다 16.4%나 감소했다.
자동차 5사는 지난해 상반기 국내외에서 판매 400만대 돌파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올 상반기 마감 결과 그 기록을 다시 반납하고 말았다.
작년 상반기엔 국내외 판매량 모두가 두 자릿수 비율로 늘어나 그 같은 성과를 얻었다.
올 상반기 국내 베스트셀링 모델은 4만9,588대가 팔린 기아 쏘렌토였다. 그 뒤를 기아 카니발(4만4,868대), 현대차 싼타페(3만9,765대), 기아 스포티지(3만9,299대) 등이 이었다. 작년 상반기 국내 베스트셀링 모델은 현대차 그랜저(6만2,970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