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가공 전 원재료인 원초 가격 급등세를 반영해 조미김 가공업체체들이 가격 인상에 나섰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조미김 시장점유율 2위와 3위, 5위 업체인 광천김과 성경식품, 대천김이 4월 들어 김 가격을 잇달아 올렸다.
시장점유율이 10%를 웃도는 성경식품은 지난 1일 슈퍼마켓 등 일부 유통 채널에서 김 제품 가격을 평균 10% 올렸다. 다음 달에는 대형마트와 쿠팡 등 온라인에서도 같은 수준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원초 가격이 1년 전보다 50% 이상 올라 어쩔 수 없이 최소한으로 올리려고 했다"고 밝혔다.
원초 가격 급등세는 수출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국내 공급이 줄었기 때문이다. 김 원초는 한국과 중국, 일본이 주로 재배한다. 일본과 중국의 작황 부진으로 한국산 마른김 수요가 급증했고 가격도 올랐다.
광천김도 지난 1일 대부분 품목 가격을 15∼20% 인상했다. 이보다 한 달 앞서 일부 품목 가격을 올렸다. 광천김 측은 "지난해 초반 원초 120㎏ 한 망에 7만원이던 것이 최근 5배인 35만원까지 올랐다"며 "중국 바이어가 와서 입도선매하고 일본도 우리나라 것을 사 간다"고 말했다.
대천김도 지난달 김가루 등 제품 가격을 약 20% 올렸다. 해농은 지난해 말부터 제품 가격 인상을 공지한 데 이어 지난 5일 김자반볶음 제품 가격을 8∼9% 인상한다고 알렸다.
동원F&B와 CJ제일제당 등 대기업은 아직 가격 인상에 신중한 입장이지만, 원재료 가격 인상 부담이 커지면 결국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3월 물김 산지 위판가격은 지난해나 평년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당 2558원으로 지난해 4월(951원)보다 169% 상승했고, 올해 3월(1745원)보다도 47% 올랐다.
마른김 도매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3월 김밥용 김 도매가격은 속(100장)당 9893원으로 2월보다 34%, 지난해 3월보다 28% 높았다. 특히 재래김은 지난해보다 96% 올랐다.
수산업관측센터는 4월 김밥용 김 도매가격을 지난해 대비 70% 이상 높은 속당 9600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김 가격 상승이 음식점의 김밥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는 "김밥용 김 1장의 소비자가격은 100원 남짓한 수준으로 김밥 1줄 가격(3000∼5000원 수준)에서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