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유가가 힘을 못 쓰자 산유국들이 감산합의전에도 산유량을 줄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가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합의의 이행에 들어갔지만 그 직전인 12월의 산유량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OPEC 회원국들은 지난달 하루 평균 3천260만배럴을 생산했다.
이는 전월보다 53만배럴이 줄어든 것으로, OPEC이 미국 셰일 붐에 따른 공급과잉 대응에 나섰던 2017년 1월 이후 최대로 줄어든 것이다.
OPEC을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달 하루 평균 42만배럴을 줄여 1천65만배럴만 생산한 영향이 컸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산업에너지광물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OPEC 회의에서 합의한 수준을 넘어서 감산할 수도 있다고 최근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7일 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들은 올해 상반기 6개월간 원유 생산량을 하루 평균 120만배럴 줄이는 데 합의했으나 유가는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2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장중 5.1%까지 올랐지만, 배럴당 56달러선인 현재 가격은 지난해 10월 초 찍었던 4년 만의 최고치에서 35% 떨어진 수준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하루 평균 124만배럴을 수출하는 데 그쳤다. 1990년 이후 가장 적은 양이다. 생산량도 하루 평균 134만배럴로 5년 만에 반 토막이 나 베네수웰라 경제가 망가졌다. 스콧 달링 JP모건 아시아태평양 원유·가스 책임자는 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와 한 인터뷰에서 "JP모건은 지난해 OPEC 회의에 앞서 OPEC이 정말로 120만배럴 이상 감산하지 않으면 2019년 '55달러 브렌트유'라는 저유가 시나리오를 향해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