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3 12:18 (금)
UN가입 기념물이 된 훈민정음 '월인천강지곡'
UN가입 기념물이 된 훈민정음 '월인천강지곡'
  • 김승희 이코노텔링 기자
  • lukatree@daum.net
  • 승인 2019.10.09 10: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한글날 기획)'1300년 인쇄역사' 한 자리에 모은 '인쇄문화 홍보관'

한글로 인쇄된 가장 오래 된 책… 이어령 문화부 장관의 건의로 영인본 전달
수양대군이 훈민정음으로 쓴 석보상절 찍어낸 날은 '인쇄 문화의 날'로 지정
현존하는 最古금속활자 인쇄본 등 '활자와 인쇄 선진국' 자긍심 엿볼수 있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물'무주정광다라니경'은 프랑스박물관 소장
1940년데  사용되던 국산 활판 인쇄기/사진=김승희 이코노텔링 기자
1940년데 사용되던 국산 활판 인쇄기/사진=김승희 이코노텔링 기자

우리나라는 정부수립 43년만인 1991년 9월에 유엔에 이름을 올렸다. 노태우대통령의 북방외교 결실중의 하나였다. 소련과 중국을 움직여 남북한 동시 가입의 물꼬를 텄다.

당시 마지막 유엔 옵저비 대사로 유엔본부에서 유엔가입을 현장에서 지휘한 사람은 노창희 전 청와대의전수석이다.

그는 유앤 가입과 동시에 초대 유엔대사가 됐다. 유엔대사를 연이어 두 번 한 외교관이란 진기록을 갖고 있다.노 대사는 유엔가입 기념물로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의 영인본을 유엔사무처에 전달했다. 왜 월인천강지곡인가. 여러 설이 있지만 우리 한글로 인쇄된 가장 오래된 책이란 상징성이 컸다는 후문이다.

세종이 지은 월인천강지곡을 인쇄했던 금속 활자.
세종대왕이 지은 월인천강지곡을 인쇄했던 금속 활자.
유엔가입후 우리나라는 유엔의 헌장을 수락하고 이를 공포하는 절차를 벏았다.노테우 대통령의 이를 허락하는 사인이 있는 기안서류./국가기록원
유엔가입후 우리나라는 유엔의 헌장을 수락하고 이를 공표하는 절차를 밟았다.노태우 대통령이 이를 결제한 사인이 들어있는 기안서류/국가기록원

우리나라는 독자적인 글을 갖고 있고 인쇄의 전통기술이 세계에서 뛰어난 ‘문화국가’란 점을 내세우고 싶었던 것이다. 실제로 이어령 당시 문화부장관이 노태우 대통령을 설득해 월인천강지곡으로 전달 기념물이 바뀌었다.

이 월인천강지곡은 수양대군이 1447년 어머니인 소헌왕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석가의 일대기를 칭송하는 석보상절을 지어 올리자 세종은 이를 기특하게 여겨 세종이 직접 석가의 공덕을 기려 지은 노래이다.  전 3권에 500여 수의 노래가 수록됐다. 1963년 9월 2일 보물 제398호로 지정되었다가 2017년 1월 2일 국보 제320호로 승격되었다.

국내 인쇄인들은 수양대군이 훈민정음으로 저술한 석보상절이 인쇄된 3월 14일을 ‘인쇄문화의 날’로 제정해 이날을 기념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인쇄기술에 대해선 자부심을 갖고 있다. 세계에서도 인쇄전통이 가장 오래된 나라로 꼽힌다.

무주정광다리니경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인쇄물이다. 약 1300년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목판으로 책을 찍어낸 나라가 됐다.
무주정광다리니경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인쇄물이다. 약 1300년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목판으로 책을 찍어낸 나라가 됐다.

특히 직지심체요절<아래박스 참조>은 금속활자로 찍어낸 세계 최초의 책이다. 그 금속활자는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독일인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만든 15세기 중반보다 약 70여년 앞선 금속 활자가 우리나라에 있었다는 사실은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경주 불국사 석가탑에서 출토된 무주정광다라니경은 목판으로 인쇄한 두루마리 형태의 책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이다. 751년 이전의 작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경의 이름에 나오는 ‘다라니’는 ‘주문’을 뜻하는 것으로 이 주문에 신비한 힘이 있다고 믿고 이것을 필사해 탑 같은 데에 봉안하면 무병장수하고 재앙이나 악업을 소멸시켜준다고 당시 신라인들을 여겼다고 한다.

쿠텐베르기의 금속활자 제조기의 모형.
쿠텐베르그의 금속활자 제조기의 모형.

이같이 우리나라의 빛나는 인쇄기술의 역사를 한자리서 돌아볼 수 있는 공간이 서울에 있다. 지하철5호선 6번 출구에서 바로 보이는 인쇄정보센터 빌딩(중구 마른내길)안에 있는 ‘인쇄문화홍보관’이다. 비록 진품이 아닌 모형품이나 영인본 형대로 제품을 보여주고 있지만 ‘1300년에 가까운 우리나라 인쇄역사’를 음미할 수 있다. 특히 선조들이 금속활자로 제작한 과정을 보여주는 모형도가 있어  금속활자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고 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스타키 인쇄물도 전시되 있다/사진= 김승희 이코노텔링 기자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스타커 인쇄물도 전시돼 있다/사진= 김승희 이코노텔링 기자

이곳에 걸린 인쇄인 강령은 인쇄인의 자부심을 대변한다.

“우리 인쇄인은 금속활자를 발명한 인쇄 종주국의 후손으로 인류문화 중흥과삶의 질을 풍요롭게 해야 하는 책임과 의무를 지니고 있다. 인쇄는 지식산업의 원천으로 출판과 언론의 모태가 되었고, 21제기 정보화 사회의 원동력이 되었다.이에 우리 인쇄인은 미태 지향적인 사명감을 갖고 나아가야 할 방향과 지켜야할 규범을 정하여 그 실전의 지표로 삼는다."

이곳은 시대별로 인쇄역사 발자취를 구분해놓았고 1940년대 쓰인 활판인쇄기에서부터 현대식 종이 절단기 등 최신기기들이 전시돼 있다. 활판인쇄기는 볼록판식 인쇄기의 대표 기종이다. 조판한 평면을 그대로 인쇄하거나 지형을 떠서 연관을 만들고, 그 연판으로 인쇄하는 직접식 인쇄 기계다. 오프셋 인쇄에 밀려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또 지난해  서울인쇄대상 작품 등을 전시해 인쇄기술의 선진화 과정을 살필수 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스티커 인쇄물도 전시됐다.

김남수 서울인쇄센터 이사장은 "인쇄문화홍보관은 우리나라 인쇄전통의 발자취와 인쇄산업의 가치를 일리는 곳"이라며 "정보사회에서도 인쇄산업의 위상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지심체요절을 찍어낸 활자판(모형).
직지심체요절을 찍어낸 활자판의 모형.사진=김승희 이코노텔링 기자.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현존하는 최고의 금속활자 인쇄본이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에 등재됐다. 충청북도 청주에 있는 홍덕사란 절에서 1377년에 금속활자로 찍어냈다. 원본은 프랑스 국립 도서관은 있는데 이 책을 아주 귀한 책으로 생각하여 단독 금고에 소중하게 보관중이다. 승려인 화상(호 백운)이 부처와 자신보다 먼저 세상을 살다 간 이름난 승려들의 말씀이나 편지 등에서 뽑은 내용을 수록해 놓은 책이다. 본래 상, 하 두 권으로 구성되었으나, 현재는 하권만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남아 있다.

직지는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에서 나온 말로 참선을 통하여 사람의 마음을 바르게 보면, 마음의 본성이 곧 부처님의 마음임을 깨닫게 된다.'는 뜻이다. 인쇄를 주도한 사람은 승려였던 석찬· 달잠·묘덕 이렇게 세 사람이다. 석찬 스님은 ‘백운화상어록’이란 글을 쓴 승려로 화상 스님을 곁에서 돕던 시자(侍者)였다. 달잠 스님 또한 백운 화상의 제자였고 이 두 사람이 여승인 묘덕 스님의 지원에 힘입어 스승의 가르침을 세상에 널리 알리기 위해 홍덕사에서 금속 활자로 간행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