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 전체 무게보다 무거워…인간거주 땅은 지구의 14%서 77%로

몇 년 전, 이스라엘 바이츠만 과학연구소가 <네이처>지에 발표했던 자료가 마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현재 지구에 인간이 만든 플라스틱과 콘크리트 등 인공물의 무게는 약 1조 톤으로 2020년 말이면 지구 생명체 모두를 합친 무게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였지요. 생태계 파괴가 가속화하면서 그 자리에 도로와 건물 등이 들어서고 온갖 생산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연구진은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2040년에는 인공물의 무게가 3조 톤이 넘어 3배가량 증가할 거라고 예측합니다. 1900년만 해도 인공물의 총질량은 생물량의 3%였었는데, 100%가 넘어가고 있으니 지난 100년 사이 무슨 일이 벌어졌었는지 짐작할 수 있겠지요. 지구 생물의 0.01%밖에 되지 않는 호모 사피엔스는 욕심과 어리석음에 감염되어 있습니다. 지구가 감당하기에 너무 무거워진다면 내쫓길지도 모를 일이지요.
1900년 지구에서 인간이 거주하는 땅은 14%에 불과했었는데 한 세기만에 77%에 육박했습니다. 그렇다면 살던 곳을 인간에게 빼앗긴 야생동물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인류가 코로나 팬데믹을 겪었던 원인도 생태계의 비대칭 때문이었습니다.
지구의 비대칭이 위험수위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얼마 안 지나 '사회적 함정' 또는 '공유지의 비극'이라 부르는 덫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개인들의 행동이 단기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공멸하는, 다시 말해 각자의 이익을 좇다가 결국 다 함께 망하게 되는 운명에 처하는 거지요. 더 비극적인 사실은 비극을 맞이하는 건 우리가 아니라 우리의 후세들이라는 점입니다. 거래당사자들은 이익을 보지만 비용은 제3자가 치르게 되는 '부정적 외부효과'가 발생합니다. 제3자가 우리 자손들이지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의미하는 ESG 경영이 구호로만 그쳐서는 안 됩니다. 이를 간과하는 기업은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늘 경계해야 할 것은 생각의 관성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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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김용태 마케팅연구소 대표)= 방송과 온라인 그리고 기업 현장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주제로 한 깊이 있는 강의와 컨설팅으로 이름을 알렸다. "김용태의 마케팅 이야기"(한국경제TV), "김용태의 컨버전스 특강" 칼럼연재(경영시사지 이코노미스트) 등이 있고 서울산업대와 남서울대에서 겸임교수를 했다. 특히 온라인 강의는 경영 분석 사례와 세계 경영 변화 흐름 등을 주로 다뤄 국내 경영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요 강의 내용을 보면 "루이비통 이야기 – 사치가 아니라 가치를 팔라", "마윈의 역설 – 알리바바의 물구나무 경영이야기", "4차산업혁명과 공유 경제의 미래", "손정의가 선택한 4차산업혁명의 미래", "블록체인과 4차산업혁명" 등이다.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트로이의 목마를 불태워라", "마케팅은 마술이다", "부모여, 미래로 이동하라", "변화에서 길을 찾다", "마케팅 컨버전스", "웹3.0 메타버스", 메타버스에 서울대는 없다(이북), 메타버스와 세 개의 역린(이북) 등을 펴냈다. 서울대 인문대 졸업 후 서울대서 경영학 석사(마케팅 전공)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