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이나 정신병 없었고, 스트레스나 정복의 야망도 없어 '유토피아 세상'을 꿈 꿨던 사회
출산율 꼴지의 꿈은? … "어젯밤 무슨 꿈 꿨니?" 라며 꿈 이야기 하는 그런 수다가 그리워

말레이시아 밀림에 살았던 세노이 부족 이야기가 재밌습니다. 매일 아침 온 가족이 모여서 간밤에 꾼 꿈 이야기로 하루를 시작한답니다.
이들에게 꿈이란 생활 지침서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꿈속에서 누군가에게 해를 입혔다면 현실에서 선물을 주면서 용서를 구해야 하는 거지요.
다른 교육보다도 꿈 교육을 가장 중시했답니다. 만약 한 아이가 호랑이를 만나 도망친 꿈 이야기를 하면 어른들은 다시 그 꿈을 꿔서 호랑이와 싸워 이기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또 세노이 족에게 최고의 꿈은 하늘을 나는 꿈이랍니다. 꿈에서 하늘을 날았다고 하면 모두가 선물을 주면서 축하해 주었답니다. 기독교 세례식 같은 일종의 통과의례지요.

꿈의 부족으로 불렸던 세노이 사회에는 폭력이나 정신병이 없었고, 스트레스나 정복의 야망도 없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때 일본군에 의해 대량학살 되고 밀림도 파괴되어 유실된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와 함께 인류의 꿈을 꾸는 능력도 잃어버린 건 아닐까요?
한국의 출산율은 이미 세계 꼴찌입니다. 저출산의 원인을 분석하며 매년 수십조 원의 정부 예산을 쏟아붓지만 한번 꺾인 그래프는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지요. 왜 그럴까? 아이 키우기 힘든 환경으로 변했고, 부부가 맞벌이해야 하고 양육비, 교육비 등 경제적 어려움 등이 원인이겠지만, 그것이 심층적 원인은 아닙니다.
저출산은 후세에게 물려줄 미래를 암울하게 생각하는 집단무의식(collective unconscious)의 발로입니다. 출산율은 꼴찐데 자살율은 1등인 나라, 또 자신이 낳은 아기를 죽이는 끔찍한 사건이 늘어나는 대한민국, 무엇이 문제의 본질이고 솔루션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우울증과 절망감이라는 문제의 근원은 꿈꾸는 능력을 잃어버린 데에 있습니다. 서로 경쟁시키고 돈과 직위를 성공의 척도로 삼는 세속적 가치관이 지배하는 사회, 멋과 철학이 사라지는 메마른 사회, 죽은 시인의 사회가 그런 모습입니다.
꿈을 장려하고 꿈을 토론하는 공동체는 건강해집니다. "너 장래 꿈이 뭐니?" 이런 질문 말고 "어젯밤 무슨 꿈 꿨니?"라며 꿈 이야기로 수다 떠는 미래를 꿈꿔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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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김용태 마케팅연구소 대표)= 방송과 온라인 그리고 기업 현장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주제로 한 깊이 있는 강의와 컨설팅으로 이름을 알렸다. "김용태의 마케팅 이야기"(한국경제TV), "김용태의 컨버전스 특강" 칼럼연재(경영시사지 이코노미스트) 등이 있고 서울산업대와 남서울대에서 겸임교수를 했다. 특히 온라인 강의는 경영 분석 사례와 세계 경영 변화 흐름 등을 주로 다뤄 국내 경영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요 강의 내용을 보면 "루이비통 이야기 – 사치가 아니라 가치를 팔라", "마윈의 역설 – 알리바바의 물구나무 경영이야기", "4차산업혁명과 공유 경제의 미래", "손정의가 선택한 4차산업혁명의 미래", "블록체인과 4차산업혁명" 등이다.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트로이의 목마를 불태워라", "마케팅은 마술이다", "부모여, 미래로 이동하라", "변화에서 길을 찾다", "마케팅 컨버전스", "웹3.0 메타버스", 메타버스에 서울대는 없다(이북), 메타버스와 세 개의 역린(이북) 등을 펴냈다. 서울대 인문대 졸업 후 서울대서 경영학 석사(마케팅 전공)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