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수출 제조업체의 절반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반도체 업체들은 내년 하반기 이후에도 경기가 완전히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조사국 지역경제조사팀이 26일 내놓은 지역경제 보고서에 실린 수출기업 설문조사 결과(중국 리오프닝과 공급망 리스크를 중심으로)에 따르면 응답 업체의 56.3%는 수출이 중국의 봉쇄 조치(2022년 3월) 이전 수준으로 이미 회복했거나 올해 안에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이후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한 업체는 31%, 내년 하반기 이후에도 완전히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응답한 업체는 12.7%였다.
한은은 중국 리오프닝 등이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 방안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달 11∼31일 전국 343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 응답한 제조업체는 205개였다.
업종별로 보면 이차전지와 조선, 자동차 및 부품, 철강 등의 업종에서는 80∼90% 이상이 '이미 수출이 회복됐다'고 응답했다. 이들 업체들은 향후 석유화학과 기계류, 휴대전화 및 부품, 디스플레이, 정보기기, 반도체 순서로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반도체 업체의 과반은 내년 하반기 이후에도 수출이 중국의 봉쇄조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미국과 유럽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 또한 이미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업체의 21.6%는 2분기까지 다소 부정적 또는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41.4%는 3분기 이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및 부품, 이차전지, 철강, 반도체, 기계류, 정보기기 순서로 자국 우선주의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대해 대기업은 현지생산 확대 등을 통해 대비할 예정이지만, 중견 및 중소기업 과반은 대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별도 대비를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