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신의 직장이었지만 교과서가 검색 따라가지 못하고 AI가 지식위협

얼마 전, 교사 만족도 조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교직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23.6%랍니다. 2006년 처음 조사를 시작할 당시 67.8%였다는데 20년도 안 지나 만족과 불만족 비율이 반대로 뒤집힌 거지요.
이 추세는 갈수록 악화될 겁니다. 학교를 떠나는 교사들도 늘고 있습니다. 한때 신의 직장이라 불리며 그 어려운 임용고시까지 봐가며 교사가 되었는데, 왜 그럴까? 생활지도의 어려움, 교권 하락, 행정 잡무 등을 불만족 사유로 들었지만, 그건 표면적 이유일 뿐 심층적인 원인은 학교 안과 밖의 비(非)대칭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학교와 정부가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겁니다.
학교는 산업문명의 산물입니다. 즉, 대량교육을 위해 고안된 정부 주도의 교육기제였지요. 역사도 100-200년밖에 안 됐습니다.
그런데 문명이 이동하면서 학교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교과서는 검색을 따라갈 수 없고, AI는 "지식이란 무엇인가" 정의 자체를 근원적으로 바꾸고 있으니까요.
환경적합성을 잃은 학교는 얼마 못 가 해체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세상의 이치니까요. 학교의 장점인 사회성과 공동체성을 살리면서도 개인맞춤화된 교육을 하려면 다른 영역과 융합된 새로운 교육형태로 재편되어야 합니다.
다른 영역이란 여행이나 캠핑, 예체능, 게임 등이 될 수도 있고, 블록체인이나 메타버스, 인공지능 등 ICT 기술과 융합된 에듀테크 형태일 수도 있고요.
지난 1년간 이직이나 사직을 고려해 봤다는 교사가 10명 중 9명이라는 결과(87%)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위험한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아침에 출근하기 싫고 당장이라도 때려치고 싶은데 현실적 문제 때문에 할 수 없이 일을 하는 교사가 늘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교사의 위기, 그리고 위험해진 학교, 그러나 더 위태로운 건 우리 아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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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김용태 마케팅연구소 대표)= 방송과 온라인 그리고 기업 현장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주제로 한 깊이 있는 강의와 컨설팅으로 이름을 알렸다. "김용태의 마케팅 이야기"(한국경제TV), "김용태의 컨버전스 특강" 칼럼연재(경영시사지 이코노미스트) 등이 있고 서울산업대와 남서울대에서 겸임교수를 했다. 특히 온라인 강의는 경영 분석 사례와 세계 경영 변화 흐름 등을 주로 다뤄 국내 경영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요 강의 내용을 보면 "루이비통 이야기 – 사치가 아니라 가치를 팔라", "마윈의 역설 – 알리바바의 물구나무 경영이야기", "4차산업혁명과 공유 경제의 미래", "손정의가 선택한 4차산업혁명의 미래", "블록체인과 4차산업혁명" 등이다.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트로이의 목마를 불태워라", "마케팅은 마술이다", "부모여, 미래로 이동하라", "변화에서 길을 찾다", "마케팅 컨버전스", "웹3.0 메타버스", 메타버스에 서울대는 없다(이북), 메타버스와 세 개의 역린(이북) 등을 펴냈다. 서울대 인문대 졸업 후 서울대서 경영학 석사(마케팅 전공)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