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성도 악화해 부채비율은 2014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아졌다.
한국은행이 13일 내놓은 2022년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 3만129개(제조업 1만2199개·비제조업 1만7930개)의 지난해 매출은 2021년 대비 16.9% 증가했다. 매출 증가 폭은 2021년(17.7%)보다 0.8%포인트 낮아졌다.
제조업의 매출 증가율은 2021년 19.7%에서 지난해 16.4%로 낮아졌다. 세부 업종별로는 수출 단가 상승과 글로벌 수요 증가에 힘입어 석유정제·코크스(48.4%→66.9%) 매출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 자동차(11.8%→15.2%)도 수출 호조의 영향으로 매출 증가율이 높아졌다.
반면 화학물질·제품(32.0%→16.9%), 1차금속(36.5%→14.0%), 전자·영상·통신장비(20.8%→5.4%) 업종은 매출 증가율이 둔화됐다.
비제조업 매출 증가율은 전기가스업(13.2%→46.8%) 등을 중심으로 2021년 15.3%에서 지난해 17.5%로 높아졌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18.6%→18.1%), 중소기업(14.5%→12.3%) 모두 매출액 증가율이 낮아졌다. 연간 총자산 증가율도 2021년 10.8%에서 지난해 7.8%로 낮아졌다. 이는 매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제조업·대기업은 매출채권, 비제조업·중소기업은 현금성 자산 증가율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수익성 지표는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1년 전보다 대부분 악화됐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률(5.3%)과 세전 순이익률(5.2%) 모두 2021년(6.8%와 7.6%)보다 각각 1.5%포인트, 2.4%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2021년 654.0%에서 455.4%로 악화했다.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수 비중도 2021년 34.1%에서 지난해 35.1%로 높아졌다.
재무 안정성 지표도 나빠졌다. 지난해 전체 기업의 부채비율은 102.4%로 2021년(101.0%)보다 1.4%포인트 높아졌다. 부채비율은 2014년(106.5%)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외부 차입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