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릴 수도 있고, 웹툰에도 도전하는 '슈퍼개인'의 등장 눈 앞
디자이너 없어지는 게 아니라 AI 활용 못하는 디자이너가 사라질 것

한 TV 프로그램을 보다가 가수 이적 씨가 부럽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싱어송라이터는 누군가에게 노래를 선물로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딸의 유치원 졸업 선물로 동요를 작곡해서 졸업식 날 친구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불러줬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나도 저런 재능이 있었으면" 생각했습니다. 세상에 이보다 값진 선물이 있을까요?
그런데, 이런 꿈이 이루어질 수 있게 됐습니다. 생성형 AI 덕분입니다. GPT에게 작사를 시키고 작곡 AI에게 노래를 만들게 주문하면 되니까요. 음악뿐 아닙니다.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릴 수도 있고, 웹툰에도 도전해볼 수 있겠습니다.
누구나 작가가 되고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말은 절반만 진실입니다. 이적 씨가 더 멋진 노래를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요. 음악에 대한 지식과 센스가 있어야 AI와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파인튜닝을 잘할 겁니다. 다른 장르도 마찬가지지요.
카메라가 처음 나왔을 때 사진을 예술로 볼 수 있느냐는 논란이 있었답니다. 당시의 관념으로 사람의 손으로 직접 그린 게 아니라 기계가 만든 걸 예술작품이라 인정해주는 게 쉽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논란거리가 못 되지요. 인간과 기계의 융합이 사진이라면 인간과 AI의 융합도 예술입니다.
AI가 많은 직업을 대체하리라는 예상들을 합니다. 그럴 겁니다. 그러나 그것도 절반만 진실입니다. 예를 들어, AI가 그림 그려준다고 디자이너 직업이 없어질까요?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AI를 활용하지 못하는 디자이너가 없어집니다. AI와 친해지고 잘 부릴 줄 안다면 오히려 슈퍼개인이 등장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변했습니다.
AI의 도움을 받으면 날개를 달 수도 있으니까요. 그 어떤 직업도 근원적인 변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산업시대, 기계화되지 못한 상품과 서비스가 도태되었듯이 지능기계인 AI-powered 되지 못하는 비즈니스와 직업은 곧 사라집니다. 어쩌면 직업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를 일입니다. 지금 필요한 건 AI와 친해지고 어울리면서 부릴 줄 아는 지혜입니다. 지금은 스마트 문명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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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김용태 마케팅연구소 대표)= 방송과 온라인 그리고 기업 현장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주제로 한 깊이 있는 강의와 컨설팅으로 이름을 알렸다. "김용태의 마케팅 이야기"(한국경제TV), "김용태의 컨버전스 특강" 칼럼연재(경영시사지 이코노미스트) 등이 있고 서울산업대와 남서울대에서 겸임교수를 했다. 특히 온라인 강의는 경영 분석 사례와 세계 경영 변화 흐름 등을 주로 다뤄 국내 경영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요 강의 내용을 보면 "루이비통 이야기 – 사치가 아니라 가치를 팔라", "마윈의 역설 – 알리바바의 물구나무 경영이야기", "4차산업혁명과 공유 경제의 미래", "손정의가 선택한 4차산업혁명의 미래", "블록체인과 4차산업혁명" 등이다.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트로이의 목마를 불태워라", "마케팅은 마술이다", "부모여, 미래로 이동하라", "변화에서 길을 찾다", "마케팅 컨버전스", "웹3.0 메타버스", 메타버스에 서울대는 없다(이북), 메타버스와 세 개의 역린(이북) 등을 펴냈다. 서울대 인문대 졸업 후 서울대서 경영학 석사(마케팅 전공)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