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에서 네트워크로, 다시 OTT 사업자로 비즈니스 권력 이동
AI가 이끄는 스마트시대선 시간과 공간의 개인 맞춤화가 승부처

OTT 서비스가 전성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디즈니 플러스, 애플TV까지 한국에 런칭하면서 기존의 넷플릭스, 국내 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졌지요.
OTT는 'Over the Top'의 축약어로 셋톱박스를 거치지 않고 앱을 통해 콘텐츠를 전송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불과 30년 전만 하더라도 TV 채널이 4개밖에 없었습니다. 당시는 전파를 공중에 쏘는 방식이었지요. 케이블방송과 IPTV가 생기면서 채널 수가 급속히 늘어났고,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셋톱박스 없이도 스마트폰 앱만 깔면 볼 수 있는 OTT가 가능해졌습니다.
바보상자라 불렸던 TV가 기술이 발달하면서 스마트TV로 진화해 왔습니다. 그러면서 방송국에서 케이블과 네트워크 사업자로, 그리고 다시 OTT 사업자로 비즈니스 헤게모니가 옮겨지는 권력 이동이 일어났고요.

1990년대 인터넷이라는 게 처음 나왔을 때를 기억하시나요? 사람들이 신문물을 접하면서 정보의 바다를 돌아다니는 서핑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인류 역사상 웹보다 더 재밌는 놀이터가 있었을까요? "밤새지 마라 말이야" 광고 문구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21세기가 되면서 웹은 2.0 환경으로 변했고, 인터넷 사용행태도 서핑에서 서치로 바뀌었지요.
구글은 순식간에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솟구쳐 올랐고요. 그러나 웹3.0은 더 이상 검색(search)의 시대가 아닙니다. 검색에서 요청(on demand)으로 이동하고 있는 거지요. 구글이 챗GPT 충격에 위기감을 느끼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상품과 서비스를 잘 만들어 잘 팔면 성공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그 정도로는 고객이 만족할 수 없는 환경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니까요. 이제 기업의 핵심역량은 시공간의 개인맞춤화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그리스신화에서 세상을 지배했던 신은 크로노스(Kronos)였습니다. 시간이 권력이라는 의미겠지요.
다시 OTT 이야기로 돌아가서 기존 방송 방식은 고객이 사업자의 편성시간에 맞춰야지만, OTT는 사업자가 고객 개개인의 시공간에 맞춰줍니다. OTT에서는 시간이 흐르지 않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제가 없는 거지요. OTT가 방송국으로부터 권력을 이동시키는 힘도 여기서 나옵니다. 시간과 공간의 개인맞춤화, 이것이 AI가 주도하는 스마트시대의 마케팅 문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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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김용태 마케팅연구소 대표)= 방송과 온라인 그리고 기업 현장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주제로 한 깊이 있는 강의와 컨설팅으로 이름을 알렸다. "김용태의 마케팅 이야기"(한국경제TV), "김용태의 컨버전스 특강" 칼럼연재(경영시사지 이코노미스트) 등이 있고 서울산업대와 남서울대에서 겸임교수를 했다. 특히 온라인 강의는 경영 분석 사례와 세계 경영 변화 흐름 등을 주로 다뤄 국내 경영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요 강의 내용을 보면 "루이비통 이야기 – 사치가 아니라 가치를 팔라", "마윈의 역설 – 알리바바의 물구나무 경영이야기", "4차산업혁명과 공유 경제의 미래", "손정의가 선택한 4차산업혁명의 미래", "블록체인과 4차산업혁명" 등이다.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트로이의 목마를 불태워라", "마케팅은 마술이다", "부모여, 미래로 이동하라", "변화에서 길을 찾다", "마케팅 컨버전스", "웹3.0 메타버스", 메타버스에 서울대는 없다(이북), 메타버스와 세 개의 역린(이북) 등을 펴냈다. 서울대 인문대 졸업 후 서울대서 경영학 석사(마케팅 전공)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