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현재의 경제 상황에 대해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KDI는 9일 '4월 경제 동향'을 통해 수출 환경 악화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KDI는 특히 3월에 이어 두 달째 '경기 부진' 표현을 사용했다.
KDI는 3월에는 '수출이 위축된 가운데 내수도 둔화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수출-내수 복합불황을 경기 부진의 요인으로 진단했다.
이번 달에는 내수의 경우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부진이 일부 완화됐다고 판단한 반면 수출에 대해선 '큰 폭 감소' 표현을 사용하며 수출 환경 악화를 우려했다.
KDI에 따르면 3월 수출은 지난해 3월보다 13.6% 줄어 2월(-7.5%)보다 감소폭이 커졌다. 수출은 주력 제품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하고, 제조업은 높은 재고율과 낮은 가동률이 이어지는 가운데 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최근 반도체 경기가 과거 위기 때의 최저점과 유사한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경기 부진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경기는 지난해 3월 정점을 찍은 뒤 하반기부터 빠르게 하락했다. 2월 반도체산업 관련 다수 지표가 2001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유사한 수준으로 악화됐다.
생산은 전년동월 대비 41.8% 감소하면서 2001년 7월(-42.3%), 2008년 12월(-47.2%)과 유사한 감소폭을 기록했다. 가동률도 직전 정점 대비 49.1% 하락하면서 2001년 7월(-44.7%), 2008년 12월(-48.0%)과 유사한 모습이다. 재고율은 254.2%를 기록하며 2001년 7월(247.6%), 2008년 12월(204.6%) 수준을 웃돌았다. 삼성전자가 7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감산'을 발표한 것도 재고가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달리 서비스업은 여행수요 확대에 따라 대면 업종을 중심으로 2월의 전년동월 대비 4.8% 성장에서 3월에는 7.2%로 크게 개선됐다. 소매 판매도 자동차를 중심으로 2월의 -0.9%에서 3월에는 0.8% 증가세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