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분석결과 지난해 4분기 기준 빚 1020조원으로 4억2천만원씩 돈 빌려
코로나19 사태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대출이 10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자영업 대출자 10명 가운데 6명은 3개 이상의 대출로 자금을 끌어 쓴 다중채무자였고, 이들의 연간 이자 부담은 금리가 오른 최근 1년 반 사이 평균 약 900만원 불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3일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대출은 1019조8000억원으로 추산됐다. 한은이 약 100만명의 자체 가계부채 대출자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개인사업자 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간주하고 이들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을 더해 분석한 결과다.
대출 종류별로는 사업자대출(671조7000억원)이 가계대출(348조1000억원)의 약 2배였다. 자영업자 대출액은 지난해 3분기 1014조2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넘어선 뒤 계속 불어낫다. 그래도 증가율(0.6%)은 3분기(2.0%)보다 크게 낮아졌다. 특히 자영업자의 가계대출은 3분기 349조원에서 4분기 348조1000억원으로 0.3% 줄었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자영업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 증가분을 추산(지난해 4분기 말 변동금리 비중 추정값 72.7% 바탕)한 결과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높아지면 전체 이자 부담은은 1조9000억원, 1인당 평균 연이자는 60만원 불어났다. 1.50%포인트 오르면 1인당 이자 부담 증가액은 362만원으로 늘었다.
2021년 8월 이후 최근까지 1년 반 사이 기준금리 인상 폭(3.0%포인트)만큼 대출금리가 올랐다면 이자 부담이 이미 362만원의 두 배인 724만원 늘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전체 자영업 대출자 중 173만명(56.4%)는 가계대출을 받은 금융기관 수와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 수의 합이 3개 이상인 다중채무자였다. 자영업자 10명 가운데 6명꼴로 더 이상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려운 한계 차주라는 뜻이다.
대출액 기준으로는 전체 자영업 대출의 70.6%(720조3000억원)를 다중채무자가 차지했다. 이들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4억2000만원으로 추정됐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다중채무자의 이자 부담은 일반 자영업 대출자보다 더 많이 늘었다. 금리가 0.25%포인트, 1.50%포인트 인상되면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각각 76만원, 454만원씩 늘어난다.
지속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도 3.0%포인트 올랐다면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이자 부담은 평균 908만원 불어나 원금은커녕 이자 상환마저 어려운 처지에 내몰린 것으로 분석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