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벤처 생태계 처음 일군 이민화 회장 별세

초음파진단기 개발 의료기기업체 메디슨 창업주

2019-08-03     장재열 이코노텔링기자

한국 최초 벤처기업 창업자이자 벤처 1세대 대부로 통하는 이민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케이스쿨(K-School) 겸임교수 겸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이 3일 별세했다. 향년 66세. 사인은 부정맥으로 알려졌다.

한국

1953년 대구에서 태어난 이 교수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벤처'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1985년 초음파 진단기를 개발한 의료기기업체 메디슨을 창업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벤처업계 1세대 기업인 메디슨은 이후 삼성전자에 인수돼 삼성메디슨으로 사명을 바꿨다.

이 교수는 1995년에는 벤처시장 경영 개선을 위해 벤처기업협회를 설립하고 초대 회장을 맡았다. 이후 협회 명예회장직을 수행했다. 아울러 벤처기업 자금 조달을 위해 1996년 코스닥 설립을 추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국의료용구협동조합 이사장, 사법개혁추진위원회 위원, 한국기술거래소 이사장, 한국디지털병원사업수출협동조합 이사장,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을 역임했다.

이 교수는 특히 지식재산(IP) 분야 발전에도 헌신했다. KAIST IP 영재기업인교육원에서 청소년들의 특허출원 동기 부여와 창업 노하우를 전수하는 데 앞장섰다.

금탑산업훈장, 철탑산업훈장, 제1회 벤처기업 대상, 중소기업 최고경영자상, 한국능률협회 한국 경영자상 등을 받았다. 한국의 100대 기술인(2010)과 한국경제 일으킨 기업인 70인(2015)에 선정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에는 고인을 애도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갑작스런 비보를 접한 이 교수의 후배 벤처기업인들과 제자들은 "믿기지 않는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했다. 또 그가 평생에 걸쳐 전파한 벤처정신과 혁신경제를 향한 열정을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밝히기도 했다.

고인은 불과 며칠 전 부인과 설악산과 낙산 해수욕장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페이스북에 올린 터라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민화 교수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6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