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세계 가전시장 정복…美 월풀 제쳐
상반기 LG전자 매출 11조5600억 vs 월풀 11조3900억원 새로 내놓은 프리미엄제품 약진… 영업이익률도 세계 1위
LG전자가 미국의 월풀(Whirlpool)을 꺾고 올 상반기 매출 기준 생활가전 세계 1위에 올랐다. 월풀은 1911년 세계 최초로 전기세탁기를 개발한 기업으로 세계 생활가전 시장에서 1위를 지켜왔다. 생활가전은 TV를 제외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가스레인지, 오븐 등을 통칭하는 표현으로 흔히 '백색 가전'으로 부른다.
LG전자의 부상에는 의류관리기·공기청정기·건조기·무선청소기 등 신(新)가전 분야에서 한발 앞서 기술을 개발하고 신제품을 내놓은 게 주효했다. 가전에 필수적인 모터와 인버터(전력 변환 장치) 등 핵심 부품을 독자 개발해 품질을 끌어올리고 수백만원대 고가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세계 1위 LG 가전 시대'를 연 것이다.
LG전자는 30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연결 기준) 15조6292억원, 영업이익 652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5.4% 감소한 수치다.
최고 실적은 생활가전 부문이 냈다. 이 분야에서만 2분기에 매출 6조원을 올렸다. 생활가전 부문은 매출 6조1028억원, 영업이익 7175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2분기에 비해 각각 16.1%, 55.4% 올랐다.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매출액이 11조5687억원에 이른다. 이는 월풀의 올 상반기 매출 99억4600만달러(약 11조3982억원)를 넘어선다. 경쟁 업체인 일렉트로룩스의 상반기 매출도 LG전자 가전 부문에 훨씬 못 미치는 7조5574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로 보면 LG전자의 질주가 더 돋보인다. 올 상반기 기준 LG전자의 가전 영업이익(1조4451억원)은 월풀(5203억원)의 2.7배다.
LG전자의 세계 1위 배경에는 신가전과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인 '시그니처'가 있다. LG전자는 "해외 전 지역에서 골고루 매출이 늘어난 가운데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무선청소기 등 신가전의 판매 확대, 에어컨의 성수기 진입, 원가 구조 개선 등으로 역대 최고 2분기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소비자의 생활패턴 변화에 주목해 건조기·공기청정기·의류관리기·무선청소기 등을 집중 개발·판매하고 있다. LG전자 지속 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관리 가전(의류관리기·공기청정기·건조기 등)'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2017년 57%, 2018년 41%였다. 2016년 'LG시그니처' 등 초고가 프리미엄 가전을 내놓은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증가했다.
가전 사업을 제외한 LG전자의 다른 사업 부분은 고전했다. TV 사업 부문은 유럽·중남미 지역의 수요가 줄며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인 2056억원에 그쳤다. 경쟁 업체인 삼성전자가 올 들어 대형 QLED 라인업을 대폭 확대한 데 비해 LG전자의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 TV는 상대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3130억원 영업손실이 났다. 스마트폰 V50씽큐 판매 보조금 등으로 인한 마케팅 비용 증가, 평택 스마트폰 생산 라인의 베트남 이전에 따른 일 회성 비용 지출 등으로 지난 1분기 영업손실(2035억원)보다 적자폭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