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숨 고르나…경제성장률도 '도광양회'

올 성장률 예상보다 낮은 '5%안팎' 제시…"다양한 위험·불확실성 고려 실용적 목표 세워"

2023-03-06     이코노텔링 곽용석기자

중국이 경기회복 추세에 진입했다면서도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0.5%포인트 낮은 '5% 안팎'으로 설정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지면 0.2%포인트 성장률이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되는 한국도 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A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14기 1차 회의 개막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제시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성장률 목표를 제시하기 시작한 1994년 이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성장률 목표를 내놓지 않은 2020년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약한 소비자 신뢰, 둔화하는 수출, 여전히 압박받는 주택시장을 고려할 때 중국 최고 지도부가 경제 회복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이 조사한 중국 올해 경제성장률의 시장 전망치 중간값은 5.3%였다.

올해 성장률 목표가 과거보다 낮지만, 코로나19 정책이 조정됐기 때문에 다른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중국 정부도 이미 추가 경제 지원책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3일 '홍수 같은 부양책'은 지양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중국 재정부장도 어떠한 재정 지출 확대도 온건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월 춘제(春節·설)를 기점으로 중국 경제가 반등했지만, 지속적인 경제 반등을 확신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수출 주문이 계속 감소하고,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안정되지 않았으며, 미중 간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소비자의 신뢰가 얼마나 빨리 회복할 지가 경제 전망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5% 안팎'은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 중 최저 수준이라며 최근 조사에서 시장은 중국이 최고 6%까지 목표를 설정하리라고 예상했다고 전했다. '5% 안팎' 성장률 목표는 지난해 목표치보다 낮다. 중국은 지난해 '5.5% 안팎'을 목표로 제시했는데 실제로는 3.0% 성장에 그쳤다.

리커창 총리는 업무보고에서 "소비 회복·확대를 우선시해야 한다"면서 "도시·농촌 거주자들의 수입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증가해야 하며 서비스 분야의 소비 회복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산업·기술 발전을 가속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정부가 은행부터 에너지, 통신, 철강 등의 산업을 지배하는 국영기업들의 핵심 경쟁력을 고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중국은 외국기업에 더 큰 사업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외국기업들이 국내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AP통신은 "외국 회사와 기업가들이 중국의 강화되는 정치적 통제에 당황해하고 있다"며 " 글로벌 기업들이 투자 계획을 중국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중국 공산당이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에 대한 규제를 풀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지만, 그들에 대한 정치적 통제 강화 캠페인을 중단한다는 어떤 신호도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