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재의 CEO 스토리] 서부석 리오홀딩스 대표의 '친환경 라이프 스타일' 경영
리사이클링 소재 스니커즈, 수거한 청바지로 만든 캐주얼백, 친환경 소재로 의류 등 생산 매출액의 1%는 환경운동 NGO 미래숲에 기부…온라인 몰엔 '친환경 브랜드' 93개 입점 지속가능한 가치 공유하고 사회적 책임 다하는 기업으로 만든 뒤 은퇴하면 NGO 활동 꿈
'저스트 크래프트'는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패션 브랜드이다. 소비자들에게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리사이클링 소재 스니커즈, 수거한 청바지로 만든 캐주얼백, 친환경 소재·공정으로 만든 의류 등을 만든다.
이 브랜드를 선보인 리오 홀딩스는 자원을 재활용해 친환경 제품을 만들고 매출액의 1%는 환경운동을 하는 NGO 사단법인 미래숲에 기부한다.
미래숲은 중국 내몽골 쿠부치사막에 나무를 심는다. 리오의 엠블럼이 이 사막에 사는 야생의 사막여우다.
리오의 독자적인 플랫폼인 저스트 크래프트 온라인 몰은 친환경과 기업윤리를 중시하는 브랜드, 장인정신이 남다른 브랜드 93개가 입점해 있다.
서부석 리오홀딩스 대표는 "패션 산업이 어쩌다 환경오염의 주범이 됐다"고 말했다.
"지구를 오염시키지 않으려는 고객의 친환경 제품에 대한 니즈에 주목해 2020년 리오홀딩스를 설립했습니다."
친환경 백으로 리오는 비건 가죽 핸드메이드 백 개발을 추진 중이다. 식물성 가죽이다.
"전통적인 소가죽은 소가 숨 쉴 때마다 뱉는 이산화탄소 문제에, 동물 보호 이슈가 있습니다. 이미 외국에서 수입한 비건 레더로 백을 만들어요. 멕시코가 개발한 선인장 가죽, 이탈리아가 개발한 옥수수 가죽·사과 가죽이죠. 앞으로 국내에서 버려지는 과일껍질로 비건 레더를 만들어 비건 가죽 제품을 국산화하고 장차 수출도 할 계획입니다."
리오는 국내 가죽 전문업체와의 협업을 통한 다양한 식물성 가죽 소재의 자체 개발을 추진 중이다. 수박·한라봉 등이 후보 소재이다. 데님 업사이클링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청바지는 한 벌 만드는 데 7000리터의 물이 필요하고 32.5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대표적인 환경오염원이라고 할 수 있다. 리오는 버려지는 청바지를,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수거한 후 해체해 새로운 제품으로 출시한다.
서부석 리오홀딩스 대표는 쌤소나이트코리아 대표 출신이다. 14년간 대표로 있었고, 2014~2016년엔 쌤소나이트 아시아 사장을 지냈다. 쌤소나이트에 몸담기 전 세계적인 명품인 샤넬·발리·프라다에 근무했다. 쌤소나이트 CEO 시절 그는 매출액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그가 론칭한 백팩 쌤소나이트 레드는 연 매출액 500억 원 대의 효자로 컸다. 여행가방 회사 쌤소나이트는 그때까지 백팩을 만들지 않았다.
"여행가방은 코로나 같은 외부 환경 요인에 취약합니다. '여행가방 회사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왜 여행가방만 팔아야 하지' 할 무렵 지하철을 타면 사람들이 폰만 들여다보더라고요. 손이 자유로워지려면 백팩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친환경 패션 시장은 규모가 작다. 리오의 올 매출액 목표는 20억 원이다. 가방의 비중이 58%이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용산 아이파크몰, 현대 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 오프라인 매장이 있다. 서 대표는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확충하는 한편 면세점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고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어낼 때 지속가능한 친환경 시장이 열린다"고 말했다.
"판을 키우는 거죠. 연내 오프라인 매장 세 곳을 더 오픈할 거예요. 고객이 친환경적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죠. 고가 브랜드인 저스트 크래프트 마스터도 런칭합니다."
비전은 글로벌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우뚝 서는 것이다.
서 대표가 명품 브랜드사에 29년 근무하는 동안 몇 번 이직을 한 건 보스 때문이었다. 자신의 윤리적 기준으로는 수용할 수 없는 문제를 보스가 일으켰을 때 그는 직장을 옮겼다.
"좋은 보스를 여럿 만났지만, 그렇지 않은 보스는 반면교사였죠. 지금 리오는 처음 설립할 때 꾼 꿈을 구체화해 실행에 옮기면서 꾸준히 성장하는 중이에요. 지속가능한 가치를 공유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가꾸겠습니다."
그는 예순에 은퇴한 후 NGO에서 20년 간 일하는 꿈을 꾼다.
"오늘도 우리는 사막과 쓰레기장에 나무를 심습니다. 이렇게 꾸준히 심다 보면 세상이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기 위해서죠. 리오는 상황이 좋아지면 그때 가서 친환경 가치를 실현하려는 회사가 아닙니다. 전 구성원이 매달 나무 심기 봉사 활동을 벌이고, 2021년엔 중국 쿠부치 사막과 난지도 노을공원에 3800그루의 나무를 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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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코노텔링 이필재 편집위원 ■ 중앙일보 경제부를 거쳐 이코노미스트 편집장, 월간중앙 경제전문기자, 이코노미스트ㆍ포브스코리아 경영전문기자, 이코노미스트 인터뷰 전문기자 등을 지냈다.
<최고가 되려면 최고에게 배워라-대한민국 최고경영자들이 말하는 경영 트렌드>, <CEO를 신화로 만든 운명의 한 문장>, <아홉 경영구루에게 묻다>, <CEO 브랜딩>, <한국의 CEO는 무엇으로 사는가>(공저) 등 다섯 권의 CEO 관련서를 썼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한국잡지교육원에서 기자 및 기자 지망생을 가르친다. 기자협회보 편집인,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이사로 있었고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초빙교수를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