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10년여만의 기준금리 인하 '가시권'
0.25%P 인하 확실시…글로벌 통화정책 완화 기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면서 글로벌 통화정책이 전환점을 맞았다. 연준은 30~31일(현지시간)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은 0.25%포인트 인하를 확신하는 분위기다. 이렇게 되면 미국 기준금리는 현 2.25~2.5%에서 2.00~2.25%로 낮아진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 이후로 10년7개월 만이다. 뉴욕타임스는 "통화정책의 한 시대가 끝나게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장은 인하폭 결정만 남았다고 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폭의 금리인하는 충분하지 않다"며 큰 폭의 인하를 압박했지만, 글로벌 경제가 도미노 침체를 겪은 2008년과 달리 미국 경제가 장기 호황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0.25%포인트 인하가 유력시된다.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1분기 3%대에서 2분기 2%대로 감속하긴 했어도 여전히 경제가 확장하고 있고 뉴욕증시의 주요 주가지수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미국 경제만 놓고 본다면 오히려 금리인상 환경에 가까운데 향후 심화할 수 있는 미·중 무역갈등과 글로벌 경기둔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자는 '보험성 인하론'이 퍼져 있다. 유로존과 일본 등 선진 경제권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하폭을 떠나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준은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0.00~0.25%로 인하하면서 사실상 '제로 금리'로 떨어뜨렸다. 그 이후 '양적완화'(QE) 정책으로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했다.
연준은 2015년 12월 7년 만에 금리인상을 시작으로 긴축 기조로 돌아섰다. 2016년 1차례, 2017년 3차례, 지난해에는 4차례 각각 금리를 올렸다. 모두 0.25%포인트씩 9차례 금리를 올리면서 기준금리를 2.25~2.5%까지 끌어올렸다. 미·중 무역갈등의 불확실성이 부각된 올해 들어서는 줄곧 금리를 동결해왔다.
따라서 이번 인하는 '완화적 통화정책'으로의 기조 전환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준이 몇 차례 추가 인하를 시사하느냐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한 주요국 통화 당국도 보폭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