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車보험료는 최대 2.5% 인하

성과급 잔치 여론 나쁘고 금융당국 인하 압박에 '성의' 손해율 1년새 '2.0%포인트 개선'도 보험료 인하 배경

2023-02-22     이코노텔링 장재열기자

손해보험사가 지난해 기록한 역대급 수익으로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해 논란이 되는 가운데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일제히 자동차 보험료를 최대 2.5% 내리기로 했다. 금융회사의 성과급 잔치에 대한 여론이 나쁘고 금융당국과 정치권이 보험료 인하를 압박하자 성의를 표시하는 모습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오는 27일 책임 개시 건부터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2.5% 내린다. KB손해보험은 25일,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은 26일부터 각각 2.0% 내린다. 삼성화재도 27일 보험료를 2.1% 인하한다. 앞서 롯데손해보험은 1월 1일부터 보험료를 개인용은 2%, 업무용은 5.6% 내렸다.

2021년 말 기준 자동차 보험 가입 차량은 2400만대, 손해보험사에 들어오는 연간 자동차 보험료는 20조원이 넘는다. 손해보험사들은 지난해 4∼5월에도 고물가에 따른 고객의 고통 분담에 동참하라는 정치권의 압박에 자동차 보험료를 1.2∼1.3% 내렸다.

31개 손보사는 지난해 6조여원에 이르는 순이익으로 역대급 실적을 거둬 수천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연봉의 50~60%를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삼성화재는 연봉의 47%, DB손해보험은 연봉의 41%, 삼성생명은 연봉의 23%를 지급했다. KB손해보험은 월 상여금 기준 550%를 성과급으로 책정했고, 현대해상은 연봉의 30% 내외를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들이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가운데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 대형 5개사의 지난 1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79.8%로 전년(81.8%)보다 2.0%포인트 하락했다.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80% 선으로 보고 있다. 1월 손해율이 평균 79.8%라는 것은 자동차 보험료 추가 인하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는 물가상승에 따른 자동차 부품 가격 인상 요인이 있다"면서 "최근 금융사에 대한 사회적 공헌 요구가 높아 보험료 추가 인하 여지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