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어렵지만 인재양성과 기술투자는 흔들림 없이"

삼성전자 천안캠퍼스서 반도체라인 살펴…지방현장 돌며 지역중소기업과 소통도

2023-02-17     이코노텔링 장재열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삼성전자 천안과 온양 사업장을 찾아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경쟁력과 연구개발 역량을 점검하는 등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이재용 회장은 취임 이후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을 시작으로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삼성화재 유성연수원,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등 지역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살피고 지역 중소업체와 소통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이날 고대역폭 메모리(HBM), 웨이퍼 레벨 패키지(WLP) 등 첨단 패키지 기술이 적용된 천안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을 살펴보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온양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기술 개발 부서 직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격려했다. 직원들은 이 회장에게 개발자로서의 자부심, 신기술 개발 목표, 애로사항 등을 말했다.

'후공정'으로 불리는 반도체 패키지는 반도체를 전자기기에 맞는 형태로 제작하는 공정으로 전기 신호가 흐르는 통로를 만들고 외형을 가공해 제품화하는 필수 단계다. 그동안 팹리스(설계)나 파운드리(생산) 등 전공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글로벌 반도체 업체 간 미세공정 경쟁이 기술적 난제와 고비용에 직면하고, 주요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독자 칩을 개발하면서 맞춤형 반도체를 공급할 수 있는 첨단 패키지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인공지능(AI), 5G, 전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高)성능·저(低)전력 특성을 갖춘 반도체 패키지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10나노 미만 반도체 회로의 미세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첨단 패키지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파운드리 선발주자인 대만 TSMC는 방대한 후공정 생태계를 구축해 패키지 기술에서 삼성전자에 앞서 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는 물론 시스템반도체에서도 글로벌 1위로 도약하려면 패키지 기술 도약이 필수적이다.

재계는 이런 상황을 인식한 이재용 회장이 앞선 기술을 조속히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와 인재 육성을 염두에 둔 현장 경영 행보를 하는 것보고 관측한다. 삼성전자가 최근 이례적으로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단기 차입한 것도 반도체 업황 악화로 투자 재원이 일시적으로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자 자회사 차입이라는 비상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투자를 계획대로 하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재계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