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안해진 환율…1,300원 코앞

美물가 고공행진에 국내 금융시장 흔들

2023-02-15     이코노텔링 고현경기자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인상 관측이 우세해지면서 15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는 급락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8원 급등한 1282.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월 4일 기록했던 올해 장중 고점(1280.90원)을 넘어선 것이자 지난해 12월 23일 장중 고점(1290원) 이후 한 달 20여일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2월 3일부터 13일까지 7거래일 동안 57.0원 수직 상승했다가 전날 7.9원 하락 마감했는데 하루 만에 다시 급등세로 돌아서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기대보다 느려졌다는 평가 속에 미 연준의 긴축 장기화 우려가 커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간밤 미국 노동부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6.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이 예상한 6.2%보다 높은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노동시장이 강력한 만큼 인플레이션이 기대보다 더 오래 더 높은 수준에 머무를 위험이 분명히 있다"면서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며 매파적인 금리정책을 예고했다.

주식시장에서도 주가가 급락하는 등 영향을 받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7.74포인트(1.53%) 급락한 2427.90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7.45포인트 상승세로 출발했다가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커지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698억원, 7784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 투자자들이 1조179억원을 순매수하며 맞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4.12포인트(1.81%) 내린 765.46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이 3867억원을 순매수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061억원, 2543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