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들어서도 '무역적자 경고등'
1~10일 적자 50억달러 육박…반도체와 대중 수출 격감 주요인 11개월 연속 무역적자는 '1995년 1월 ∼ 1997년 5월' 이후 처음
2월 들어 10일까지 무역적자가 벌써 50억 달러에 육박했다. 지난 1월 역대 최대 무역적자 기록에 이어 이달에도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관세청이 13일 내놓은 무역동향에 따르면 2월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76억1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9%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이틀 많은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14.5% 감소했다.
품목별로 보면 주력인 반도체 수출액이 1년 전보다 40.7% 감소하며 전체 수출 증가세를 위협했다. 무선통신기기(-8.3%), 가전제품(-32.9%), 컴퓨터 주변기기(-45.6%) 등의 수출액도 큰 폭으로 줄었다. 이와 달리 석유제품(28.8%), 승용차(166.8%), 선박(3.9%), 철강제품(9.8%) 등의 수출액은 늘었다.
국가별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13.4% 감소했다. 대중(對中) 수출 감소세는 지난달까지 8개월째 이어졌다. 대만(-22.8%), 홍콩(-42.8%) 지역 수출도 줄었다. 이와 달리 미국(48.0%), 유럽연합(EU·53.3%), 베트남(2.3%) 등으로의 수출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225억8800만달러로 16.9% 늘었다. 원유(44.9%), 가스(86.6%), 석탄(60.3%), 석유제품(38.6%), 반도체(3.4%) 등의 수입이 늘고 반도체 제조장비(-19.1%), 정밀기기(-8.7%) 등은 줄었다.
특히 3대 에너지원인 원유(34억5100만달러), 가스(23억1300만달러), 석탄(8억7200만달러)의 합계 수입액은 66억3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1억6400만달러)보다 59.4% 많은 것이다.
이에 따라 수출입차인 무역수지는 49억71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5억6300만달러 적자)보다 14억800만 달러 늘어난 것이다.
이로써 올해 들어 2월 1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176억22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를 기록한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475억 달러)의 37%에 해당한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11개월 연속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11개월 연속 무역적자는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