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한파에 금융권 가계대출 4.6조원 줄어

1월에 통계집계 후 19년 만에 최대폭 감소…한은 "추세 더 지켜봐야"

2023-02-09     이코노텔링 김승희기자

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대출 수요가 줄어든 반면 상여금 등으로 상환 여력은 커지면서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통계작성 이래 1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월 말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53조4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4조6000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9월 이후 11월까지 뒷걸음치다가 12월에 3000억원 늘었는데 다시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1월 감소 폭은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4년 1월 이후 19년 만에 가장 컸다.

가계대출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798조8000억원)에는 한 달 사이 변화가 없는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253조2000억원)이 4조6000억원 축소됐다. 통계 작성 이후 두 번째로 많이 줄었고, 2021년 12월 이후 13개월째 내리막이다.

한은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금리가 상승한 데다 부동산 경기도 부진해 신규 주택자금 수요가 많지 않아 정체 상태"라며 "하지만 여전히 집단대출 수요가 있고 곧 이사철 전세자금 대출도 다시 늘 수 있기 때문에 추세적으로 감소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용대출에 대해서는 "높은 금리에 강화된 대출 규제, 명절 상여금 등 계절적 요인이 더해져 감소 폭이 커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