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매출과 영업익 '쌍끌이 사상최대'

RV에 집중한 전략 주효해 1년새 영업익 2조 늘리며 7조 고지 넘어 해외시장서 두각… 아시아·태평양, 중남미, 서유럽 10% 안팎 성장

2023-01-27     이코노텔링 장재열기자

국내 2위 완성차업체 기아가 같은 그룹사 현대차에 이어 지난해 역대 가장 좋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1조5400억원의 품질비용을 털어내면서도 반도체 수급난 완화에 따른 생산 정상화와 고환율, 레저용 차량(RV) 집중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기아는 27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3.9% 증가한 86조559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2.8% 증가한 7조233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직전 최대인 2021년 실적(매출 69조8624억원, 영업이익 5조657억원)을 모두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인 영업이익률은 8.4%였다.

기아는 반도체 수급난 완화에 따른 판매 증가와 RV·친환경차 등 고수익 차량을 중심으로 한 믹스(차량용 구성비율) 개선으로 매출이 늘고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인센티브 감소로 제값 받기가 가능해진 고부가가치 차량들이 해외에서 잘 팔렸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효과도 가세했다.

특히 RV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통했다. 현대차그룹 총수가 되기 전 기아 대표를 지낸 정의선 회장이 비인기 모델을 과감히 단종시키고 시장 수요에 맞춰 RV와 친환경차 중심으로 라인업을 꾸린 전략이 적중했다.

지난해 4분기 기아의 RV 판매 비중은 66.8%로 전년 동기 대비 8.9%포인트 높아졌다. 현재 판매되는 기아 차 10대 중 7대는 RV라는 얘기다.

지역별 맞춤 전략도 주효했다. 기아는 지난해 인도에서 25만1000대를 팔아 전년 대비 가장 높은 판매 증가율(37.5%)을 기록했다. 2019년 3분기 인도에 진출한 기아는 많은 사람이 함께 탈 수 있는 패밀리카를 선호하는 현지 소비자 성향에 맞춰 셀토스, 쏘넷 등 RV를 집중적으로 선보였다.

인도에 이어 아시아·태평양(13.5%), 중남미(10.6%), 서유럽(7.9%) 순서로 높은 판매 증가율을 나타냈다.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의 판매량은 지난해 69만4000대로 전년 대비 1.1% 줄었다. 하지만 미국에서의 RV 판매 비중은 73.2%로 높아지며 수익성은 개선됐다.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판매도 크게 늘며 실적을 보탰다. 지난해 기아는 전기차(EV),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 친환경차 부문에서 전년보다 54.8% 증가한 48만7000대를 판매했다.

특히 니로HEV, 스포티지 HEV로 대표되는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14만2000대에서 25만3000대로 78.0% 늘었다.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 등 전기차 핀매도 10만6000대에서 15만8000대로 48.6% 증가했다.

기아는 올해 RV와 전기차 시장을 집중 공략해 지난해보다 10.3% 많은 320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한 매출은 12.7% 증가한 97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28.6% 늘어난 9조3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