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병은 미래먹거리 결핍증'
산업부와 경제단체가 함께 마련한 ' 산업 대전환 포럼 '서 진단 반도체와 배터리 등 10대 품목 중심의 수출 · 생산구조 고착화 국내투자 부진과 생산인구 감소…잃어버린 20년 상황에 빠져
우리나라 산업계가 2000년 이후 새로운 미래먹거리 창출에 실패해 '잃어버린 20년' 상황에 빠졌다는 경제단체들의 진단이 제기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이창양 장관과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제1차 산업대전환 포럼 좌장회의'를 개최했다.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지난 20년간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10대 품목 중심의 수출·생산 구조가 고착화돼 10년 뒤 미래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를 제외한 주력상품 대부분은 후발주자인 중국의 추격에 직면했고, 중국 시장에서 메모리반도체 등 소수 제품만 간신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대중국 무역수지는 2018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반도체를 제외한 무역수지는 2018년 180억달러 흑자에서 지난해 240억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30∼2060년 사이 0%대로 떨어져 38개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포럼은 "현 상태가 이어지면 한국이 10년 뒤 경제·사회적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며 그 징후로 노동인구 감소, 해외투자 증가, 후진적인 기업환경, 새로운 성장동력 부재를 꼽았다.
특히 우리나라 생산연령인구의 총인구 대비 비중은 지난해 71%에서 2040년 56.8%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뇌유출지수는 전 세계 43위로 핵심 인재의 지속적인 해외 이탈이 우려된다.
국내 기업의 해외투자는 매년 10% 이상씩 늘어나는 반면 외국 기업의 국내투자는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또한 국내 제조업 투자는 2017년 이후 100조원대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미국 오스틴 공장과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공장 착공에 2년이 채 걸리지 않은 반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4년 이상이 걸렸다며 규제와 인허가 지연이 국내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액 비중은 세계 1위 수준임에도 사업화 성공률은 43.7%에 그쳐 연구 성과가 혁신동력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코리아 R&D 패러독스'가 굳어졌다고 분석했다.
포럼은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첨단산업 투자에 경쟁국 이상의 인센티브를 보장하는 '투자 인센티브 총액 보장제도'와 국가투자지주회사 설립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