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금리 보름만에 1%포인트 하락

시장금리 떨어지고 은행 가산금리도 축소 영향으로 6%대로 내려와

2023-01-24     이코노텔링 장재열기자

통화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로 시장금리가 떨어지고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줄이면서 최근 2주일 사이 은행권 대출금리가 1%포인트 가까이 급락하며 연 6%대로 내려갔다. 은행권의 6%대 대출금리는 지난해 10월 말 이후 3개월 만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는 연 4.600∼7.148% 수준이다. 2주 전 6일(연 5.080∼8.110%)과 비교해 상단은 0.962%포인트, 하단도 0.480%포인트 하락했다.

커진 예대금리차에 대한 금융당국 및 여론의 지적과 압박에 은행들이 지표금리에 임의로 덧붙이는 가산금리를 줄인데다 변동금리의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지난달 예금 금리 하락세를 반영해 17일부터 0.050%포인트(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떨어졌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 연 4.360∼6.850%)와 신용대출 금리(은행채 1년물 기준. 연 5.460∼6.490%)도 2주 사이 상단이 0.4%포인트 정도 떨어졌다. 지난 13일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됐지만,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이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와 자금시장 안정이 영향을 미쳐 시장금리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대출금리 하락 추세는 이번 주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25일부터 대면 방식의 주택담보·전세대출 일부 상품의 금리를 최대 0.30%포인트 인하한다. KB국민은행도 26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1.30%포인트 내린다.

20일 기준 4대 은행 중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만 7%를 넘었는데(각각 7.148%, 7.130%), 이번 주 중 금리가 조정되면 4대 은행 모두 7%대 대출금리가 사라진다. 이달 초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8%를 돌파하면서 14년 만에 8%대 대출금리가 나타났다가 보름여 만에 대출금리 상단이 지난해 10월 말 수준인 6%대로 되돌아간다.

NH농협도 2월 초 청년 전·월세 상생 지원 우대금리를 0.3%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0.2%포인트 늘리고, 농업인 가계·기업 대출 우대금리를 0.3%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확대해 실제 대출금리를 낮출 예정이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대출금리 안정은 반갑지만, 채권 금리(시장금리)가 떨어지면 대출금리뿐 아니라 예금금리 인하도 불가피하다.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 시장에서 적은 조달 비용으로 자금을 모을 수 있는 은행이 굳이 금리를 높여 예금을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일 하나은행의 '하나의정기예금' 금리가 4%대에서 3.95%로 조정되면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가 모두 3%대(3.67∼3.95%)로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