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고금리에 무너진 전국 집값

지난해 12월, 2003년 이래 가장 많이 떨어져…서울 아파트값은 2.96% 하락

2023-01-16     이코노텔링 장재열기자

금리상승 여파로 지난해 12월 전국 집값이 2003년 한국부동산원이 집값 통계를 산출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아파트 가격의 연간 하락률은 글로벌 경제위기 때를 뛰어넘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1.98% 떨어졌다. 이는 2003년 12월 한국부동산원이 집값 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이래 월별 기준으로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가격도 각각 1.96%, 2.60% 떨어지며 통계 산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금리인상 여파로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고, 역대급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면서 매매가격을 끌어내렸다.

특히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달 2.96% 떨어져 주택 평균보다 하락폭이 1%포인트 더 컸다. 전국과 수도권 아파트값도 각각 2.91%, 3.66% 내려 종전 최대 하락폭을 경신했다.

지난해 전반적으로 집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연간으로는 전국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이 4.68%, 서울 주택은 4.75% 각각 하락했다. 전국 집값은 2003년 통계 산출 이후, 서울은 2012년(-4.75%) 이후 10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나타냈다.

지난해 연간 아파트값은 전국이 7.56%, 수도권 9.68%, 서울이 7.70% 떨어졌다. 2003년 부동산원 통계 산출 시작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직전 침체기인 2012년을 뛰어넘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지역은 세종시로 1년 간 17.12% 하락했다. 이어 대구가 12.38% 내려 두 번째로 하락폭이 컸다. 두 지역 모두 아파트가 과잉 공급된 결과다.

2021년 아파트값이 각각 24.51%, 22.54% 뛰며 상승률 1, 2위를 기록한 인천(-12.52%)과 경기도(-10.13%)또한 지난해 10% 넘게 급락했다. 이와 달리 땅값 비중이 큰 단독주택은 지난해 전국이 1.61%, 서울이 2.07% 올라 대조를 이뤘다. 각종 개발사업 영향으로 땅값이 지탱해주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주택 전셋값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2020년 7월 말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 2법이 전격 시행된 이후 급등했던 전셋값이 금리상승에 따른 수요 감소와 월세 전환 등으로 크게 하락하며 깡통전세가 속출하고 역전세난이 심화하고 있다.

주택 전셋값은 전국이 지난해 5.56% 하락했고, 서울은 6.55% 떨어졌다. 각각 2004년(-5.84%, -7.80%) 이후 18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아파트 전셋값은 전국이 8.69%, 서울이 10.11% 하락해 2003년 통계 산출 이후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