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1조원 규모의 유상 증자 추진

주당 13만원 (예정 발행가)에 신주 850만주(보통주)를 발행 자금난 롯데건설은 롯데정밀화학과 롯데홈쇼핑서 자금차입

2022-11-21     이코노텔링 김승희기자

롯데건설발 유동성 위기에 롯데그룹 전반이 영향을 받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이 롯데 계열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증권가는 1조원대 유상증자에 나선 롯데케미칼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8일 공시를 통해 주당 13만원(예정 발행가)에 신주 850만주(보통주)를 발행해 총 1조1050억원 규모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50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6060억원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대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통상 유상증자는 주식 수가 증가하는 만큼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에 시장에서 악재로 받아들인다. 기업이 주가 하락이나 주주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대규모 유상증자를 하는 것은 기업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롯데케미칼의 이번 증자로 인한 지분 희석 비율은 25% 수준이다.

롯데케미칼의 최대주주는 롯데지주로 지분율은 25.59%다. 롯데물산(20.00%), 일본 롯데홀딩스(9.30%), 롯데문화재단(0.03%)과 계열사 임원 등 특수관계인 지분은 총 54.9%다. 롯데케미칼의 1조원 규모 유상증자로 인한 손해는 그룹 계열사들이 떠안아야 하므로 부담이 전이되는 구조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자회사 롯데건설에 60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롯데건설의 자금운용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내년 1월까지 5000억원을 대여하고, 2000억원 규모 롯데건설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876억원을 출자한다.

증권가는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대금 마련과 계열사 지원으로 롯데케미칼의 재무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본다. 자금난을 겪는 롯데건설은 롯데정밀화학에서 3000억원을, 롯데홈쇼핑에서는 1000억원을 각각 차입하기로 했다. 또한 롯데물산은 롯데건설이 하나은행에서 2000억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서 1500억원 등 총 3500억원을 차입하는 데 자금보충 약정을 맺었다.

한편 롯데그룹 정기 임원 인사를 앞두고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가 지난주 사의를 표명했다. 하석주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인데 미리 사퇴 의사를 밝혔다. 건설업계는 하 대표의 사의 표명이 롯데건설의 자금난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