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도' 반도체' 빼면 생산·수출 '역성장'

TVㆍ휴대전화 등 주요품목의 지난해 생산액, 5년 전보다도 못해

2019-06-25     고윤희 이코노텔링 기자

한국 수출의 견인차인 전자산업이 최근 5년간 반도체 분야를 제외하고는 생산과 수출에서 모두 '역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메이저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한 데 따른 영향이 크지만 '부활'을 노리는 일본과 '맹추격'하는 중국의 사이에 낀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료=KEA

25일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가 최근 발간한 '한·중·일 전자산업 주요 품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8개 주요 전자 품목 가운데 6개의 지난해 생산액이 5년 전 2013년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컬러TV의 경우 2013년 6조8994억원이었던 생산액에 지난해 3조7143억원에 그치면서 5년새 연평균 11.6% 감소했다. 휴대전화도 같은 기간 37조2166억원에서 19조7712억원으로 절반 수준이 됐다. PC(-16.9%), 모니터(-6.5%), 전자회로기판(PCB)(-4.3%), 액정표시장치(LCD)(-12.1%) 등도 최근 5년간 모두 연평균 성장률이 마이너스였다.

이와 달리 반도체 소자 생산액은 2013년 2조5027억원에서 2조7924억원으로 연평균 2.2% 늘었고, 집적회로(반도체)는 53조9264억원에서 122조9084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수출액도 컬러TV와 휴대전화, PC, 모니터, PCB 등은 모두 2013년에 비해 줄어든 가운데 반도체소자와 반도체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일본은 같은 기간 PC(2.0%)와 모니터(3.4%), 반도체(7.1%) 등 3개 품목의 생산액이 플러스 성장했고, PCB(-0.6%)와 반도체소자(-3.1%), LCD(-2.5%) 등도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 특히 수출액은 휴대전화(28.4%), 모니터(5.6%), PCB(6.0%), 반도체소자(1.1%), 반도체(3.%) 등 5개 품목에서 5년 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중국은 컬러TV, 휴대전화, 컴퓨터(데스크탑·노트북 등), 반도체, 태양전지 등 대부분 품목에서 생산 물량이 비교적 큰 폭으로 늘어났으며, 특히 반도체(14.0%)와 태양전지(11.8%)는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두자릿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휴대전화, 반도체 분야에서는 한국이 일본보다 우위에 있고, 최근 5년간 격차도 더 커졌다"면서 "그러나 PC, 모니터, 반도체 소자 등은 여전히 일본의 생산액이 더 많았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전자산업의 신성장 동력 확보와 함께 '반도체 편중'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