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물가 5.7% 올라 … 근원물가 13년8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상승
전기·가스요금 인상 여파로 추가적인 금리인상 압박이 커진 양상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7%를 기록하며 물가 오름폭이 다시 커졌다. 특히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의 바로미터로 삼는 근원물가는 13년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해 추가적인 금리인상 압박이 커진 모습이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09.21(2020년 100 기준)로 지난해 10월보다 5.7% 올랐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6월 6.0%, 7월 6.3%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뒤 8월 5.7%, 9월 5.6%로 낮아졌다가 석 달 만에 다시 올랐다.
물가 상승률을 다시 끌어올린 핵심 요인은 공공요금 인상이었다. 전기·가스·수도 요금이 23.1% 오르면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도시가스가 36.2% 올랐고, 전기료(18.6%)와 지역난방비(34.0%)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10월부터 전기·가스 요금이 인상된 여파다.
공업제품의 경우 석유류가 전반적으로 10.7% 오른 가운데 휘발유(-2.0%)는 올해 들어 처음 하락했다. 하지만 경유(23.1%)는 두 자릿수 상승률 행진을 계속하며 전체 석유류 가격을 끌어올렸다.
농축수산물도 5.2% 올라 9월(6.2%)보다 상승률이 낮아졌다. 농산물이 7.3% 오르면서 9월(8.7%)보다 오름세가 둔화된 가운데 채소류(21.6%)는 여전히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작황이 좋지 않은 배추(72.3%)와 무(118.1%)가 큰 폭으로 올랐다. 수산물도 6.5% 상승해 9월(4.5%)보다 상승률이 높아졌다.
개인서비스 상승률은 9월(6.4%)과 같은 6.4%로 1998년 4월(6.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8.9%로 9월(9.0%)보다는 낮아졌다. 하지만 치킨(10.3%)이나 생선회(9.2%) 등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가장 주목할 대목은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나타내 한은이 금리인상을 결정할 때 중시하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의 급등세다. 근원물가는 4.8% 올라 9월(4.5%)보다 상승 폭을 키우며, 2009년 2월(5.2%) 이후 13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4.2% 올라 9월(4.1%)보다 오름폭이 커지며, 2008년 12월(4.5%)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