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구석구석탐색㊽절벽에 걸린 '현공사'

몇 개의 나무 받힘대에 의지해 서 있기 조차 두려운 '아찔한 절" '도교 玄+ 불교 空'교리 담아 절이름 지어… 나중에 '懸空寺'로 타임즈는 세계 10대 위험한 건축물로 선정…직벽위 '곡예 건축'

2019-08-18     홍원선 이코노텔링 대기자(중국사회과학원박사ㆍ중국민족학)
‘하늘에

쉔콩스(懸空寺)는 항산 금룡협 서쪽 취병봉 절벽에 자리잡고 있다. 하늘에 매달려있다는 의미의 懸이다. 원래는 이 사원의 이름은 玄자를 썼다고 한다. 이는 도교의 핵심교리와 닿아있는 말이고, 空은 바로 불교의 핵심교리를 구성하는 글자이기도 하다. 불교와 도교의 교리가 혼합된 종교형태의 사원으로 출발했다는 것이지만 무엇보다 우리의 주목을 끄는 것은 아찔아찔하게 절벽위에 얹혀있는 사원이었고 이 절을 지탱하는 것은 눈으로 보기에 몇 개의 긴 나무들이다. 뒷부분은 바위를 개착하여 그 위에 절을 떠받치고 있으나 앞 부분은 몇 개의 긴 나무막대를 세워둬 손에 땀이 쥐어질 정도로 아슬아슬한 느낌이 들었다. 오래전 타임지는 세계 10대 위험 건축물을 발표한 바 있는데 중국의 건축물 가운데 쉔콩스가 선정된 바 있다.

절에서

이 절은 거대한 바위산 중턱을 깎아 세워진 3층 절로 깎아지른 듯한 직벽에 들어서 있어 흡사 공중에 매달린 듯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바닥에서 좁은 계단을 통해 걸어 올라가 절에 닿으면 절의 뒷부분은 바위를 깎아낸 부분이라 안정감이 느껴지지만 앞 부분의 좁은 통로에 서면 바로 하늘에 매달려 있다는 느낌이 온몸으로 전해져 오며 오금이 저린다.

깎아지른

수십미터 아래에는 싯푸런 강물이 흐르고 있고 자칫 몸의 균형이라도 잃게 되면 바로 강물로 떨어질 판이다. 삐걱거리는 나무 계단과 통로 뒤편 바위산의 바위를 깎아 세운 불상은 비록 거친 모습이지만 인간의 종교심이, 그들의 신앙이 얼마나 간절했는가를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처럼 보인다. 신실한 불교도인 동행한 친구는 이렇게 험한 곳에 절을 짓느라 대단히 고생을 했지만 위험하게 보이는 이곳에서 과연 불제자들이 깨달음에 집중할 수 있었겠는지 의문을 표시하기도 한다.

암벽을

하늘에 매달린 절이란 쉔콩스를 본 것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특이한 경험이지 싶다. 거의 직벽의 바위산에 세운 절, 불제자가 아닌 필자는 이들의 신앙심의 깊이를 측량할 길이 없으나 그 흔들리지 않는 신심이 이런 불후의 건축물을 생산하게 된 직접적인 요인이라 짐작해 보았다. 한 저명한 영국의 건축가는 쉔콩쓰를 참관한 후 이 사원은 역학과 미학, 종교가 어우러진 아름다움 자체이자 특이한 예술이라고 극찬한 바 있기도 하다. 보기에도 위태로워 보이는 절이 오랜 세월 유지되어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은 종교의 위대한 힘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