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미국 기준금리 5%까지 가나
전망치 웃도는 물가상승률에 다음달 연준의 1%포인트 인상설도 나와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기준금리 예상치 수준 연 4.75∼5%로 높아져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웃돌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내년 초 기준금리를 5%까지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의 1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망치(8.1%)를 웃도는 8.2%로 발표되자 미국 금리선물 시장 가격에 반영된 내년 초 기준금리 예상치 수준이 연 4.75∼5%로 높아졌다.
이는 지난달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공개된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전망을 보여주는 도표)상 연준의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인 올해 말 4.4%, 내년 말 4.6%보다 0.5%포인트 높은 것이다.
금리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내년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올릴 확률도 35%로 예상했다. 11월 FOMC의 금리인상 폭에 대해서도 0.75%포인트로 보는 전망이 여전히 지배적이지만, 10% 정도는 인상 폭이 1%포인트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달까지 3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해 기준금리 상단을 3.25%로 끌어올렸다. 이어 FOMC 위원들의 점도표 공개를 통해 11월에 0.75%포인트, 12월 0.50%포인트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그런데 9월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연준이 더욱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 일각에선 울트라 스텝(1.0%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연준이 금리 결정시 가장 중시하는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6.6%, 전월보다 0.6% 각각 올랐기 때문이다. 이 같은 근원물가 상승률은 1982년 이후 40년 만에 최고치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며 휘발유 가격이 전월보다 4.9% 내려가는 등 에너지 가격지수가 2.1%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식료품(0.8%)과 주거비용(0.7%) 등이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에너지 부문에서도 천연가스(2.9%)와 전기료(0.4%)는 전월보다 올랐고, 식료품과 주거비용은 전년 동월보다 각각 11.2%, 6.6% 올랐다.
한국은행도 미국의 CPI 발표와 관련해 "국제 금융시장에서 미국 연준이 통화긴축을 강화할 것이라는 기류가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14일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열린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국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융·외환시장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경우 적기에 시장안정 조치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0.50%포인트 인상) 가능성 등 금리인상 폭이 커질 수 있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