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큰 그림' 속도… 4일 손정의 만나 'ARM 타진'

소프트뱅크 등이 지분 보유한 ARM과의 다각적 협력 방안 논의된 듯 삼성전자 서초 사옥서 경계현 DS사장, 르네 하스 ARM CEO 등 동석 방한에 앞서 손정의 회장"이번 방문 기대 커…ARM 협력 논의 할 것"

2022-10-05     이코노텔링 김승희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방한 중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4일 회동했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영국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 ARM 간의 전략적 협의가 논의될 것으로 관측했으나 구체적 방안이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부회장과 손정의 회장은 4일 오후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 등이 동석한 가운데 면담했다. 두 사람은 면담 이후에는 만찬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3년과 2014년, 2019년 손 회장이 한국을 찾았을 때 이 부회장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정도로 두 사람은 가까운 사이다. 손 회장은 이번 회동에서 삼성전자와 ARM의 중장기적이고 포괄적인 협력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초 업계 일각에서 예상했던 ARM 지분 매각 등과 관련한 구체적 내용은 오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 전문 블룸버그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손 회장은 방한에 앞서 "이번 방문에 대한 기대가 크다. 삼성과 ARM 간 전략적 협력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RM은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정보기술(IT) 기기의 두뇌로 불리는 반도체 설계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소프트뱅크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각각 지분 75%, 25%를 보유하고 있다.

ARM이 AP 설계 기술에 대한 지식재산권(IP) 라이선스를 차별 없이 전 세계 기업에 공급하면서 현재 모바일 기기의 95%가 이 회사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2020년 ARM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당시 주가 기준 400억달러(약 47조8000억원)에 매각하려다가 영국 등 각국 규제 당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소프트뱅크는 ARM 매각 대신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해왔으나 글로벌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