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한국은행, 100 억달러 규모 '스와프'

국민연금, 해외투자에 필요한 달러 한국은행서 조달하면서 원화 지급 2008년 조기 해지 후 내달 14년 만에 재개…환율 요동치자 대비 일환

2022-09-23     이코노텔링 장재열 기자

국민연금공단과 한국은행이 14년 만에 외환스와프를 재개한다. 이는 국민연금이 해외투자에 필요한 달러를 한국은행에서 조달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웃도는 환율 비상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23일 제5차 위원회 회의를 열고 올해 말까지 100억 달러 한도 에서 한은을 통해 달러를 조달하는 외환스와프 계약을 10월 중 체결하기로 했다고 보건복지부가 밝혔다.

외환스와프는 통화 교환 방식을 통해 단기 자금을 융통하는 계약이다. 계약이 체결되면 국민연금은 해외투자를 위한 외환 수요가 있을 때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이는 대신 한은이 보유한 달러를 조달해 투자하게 된다.

국민연금은 달러를 받으면서 거래일 환율을 적용한 원화를 한은에 지급하고, 만기일에는 달러를 상환하면서 거래일의 스와프 포인트(선물 환율과 현물 환율의 차이)를 감안한 환율을 적용해 산출된 원화를 돌려받는다.

건별 만기는 6개월 또는 12개월로 설정하는데, 이는 일반 시중은행 외환스와프 만기보다 길어 국민연금으로선 거래 위험과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아울러 매해 해외투자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해외투자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달러 유동성이 부족한 경우에도 시장을 통하지 않고 조달할 수 있어 외환시장 수급 안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900조원이 넘는 자산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은 해마다 약 300억달러를 해외에 투자하고 있다. 국민연금과 한은은 2005년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조기에 해지한 바 있다. 당시 한은이 외환 부족을 이유로 조기 청산 권한을 행사했는데, 이번에는 양 기관 모두 조기 청산 권한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