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3연속 자이언트 스텝이 끝이 아니다

FOMC 위원들 4.4%까지 인상 가능성 점쳐…한미 금리 한 달만에 재역전 외국인 자금 유출 조짐 보이면 금통위가 10월에 빅 스텝 카드를 꺼낼 수도

2022-09-22     이코노텔링 곽용석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시장의 예상대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가파른 금리인상에도 물가상승세가 누그러들지 않자 이례적으로 3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가 3.00~3.25%로 한국 금리를 크게 웃돌게 됨에 따라 한국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와 함께 한국은행의 추가적인 금리인상, 경제에 미치는 파장 등이 예상된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연 2.25~2.50%에서 3.00~3.25%로 올라간다. 이는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월 이후 14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올해 두 차례 회의를 남겨든 연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추가로 1.25%포인트 인상하겠다는 초매파적 방침을 밝힌 점이다. 이날 공개된 FOMC 위원들의 금리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는 올해 말 금리 수준을 4.4%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6월 점도표상 중간값인 3.4%보다 1%포인트 높다. 점도표는 내년 말 금리 전망치도 4.6%로 6월(3.8%)보다 0.8%포인트 높게 예상했다.

점도표에 나타난 개별 FOMC 위원의 전망을 보면 위원 19명 중 12명이 내년 기준금리를 4.5% 이상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 가운데 6명은 4.75~5%로 예상해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내년에도 계속될 가능성을 예고했다.

FOMC 위원들이 올해 말 금리 수준을 4.4%로 전망함에 따라 올해 남은 두 차례(11월, 12월)의 FOMC에서도 '빅 스텝(0.5%포인트 인상)'과 자이언트 스텝이 연속적으로 단행될 가능성도 있다. 4.4% 금리 수준을 맞추려면 1.25%포인트 인상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FOMC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나와 FOMC의 견해로는 가야 할 길이 멀다"면서 "(점도표상) 올해 말 중간값은 125bp(1bp=0.01%포인트)의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FOMC는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기 위해 굳건하게 결심한 상태"라며 "물가상승률이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공격적인 금리인상 예고는 인플레이션 예측과 관련되어 있다. 연준은 경제전망 요약(SEP) 자료에서 올해 말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6월 전망(5.2%)보다 0.2%포인트 높은 5.4%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7%보다 1.5%포인트 낮은 0.2%로 제시했다.

연준의 이번 금리인상으로 미국 기준금리가 다시 한국 기준금리를 웃돌게 됨에 따라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연준이 지난 7월 두 번째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자 미국 기준금리(2.25∼2.50%)는 2년 반 만에 한국(2.25%)을 상회했다.

한국은행이 8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같아졌던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이번 조치로 0.75%포인트로 벌어졌다. 이에 따라 한은이 올해 남은 10월, 11월 두 차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달러화의 초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그 여파로 수입물가가 올라 물가상승에 압박을 받거나 외국인 자금이 유출 조짐을 보이면 금통위가 10월에 빅 스텝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