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소비물가 안잡히자 증시 얼어붙었다

8월물가 상승률 예상넘은 8.3%로 나타나자 '검은 화요일' 연준의 3연속 자이언트스텝 짙어져 S&P500 4.32% 폭락

2022-09-14     이코노텔링 곽용석기자

미국의 8월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자 대폭적인 추가 금리인상 및 인플레이션 장기화 공포로 13일(현지시간) 주가가 급락하며 '검은 화요일'을 연출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76.37포인트(3.94%) 급락한 31104.97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거래일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그 이전 수준 밑으로 곤두박질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177.72포인트(4.32%) 폭락한 3932.69에 장을 마치며 4000선 아래로 내려갔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낙폭이 더 커 632.84포인트(5.16%) 폭락한 11633.57에 장을 마감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술주들의 주가가 대부분 5% 넘게 떨어졌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3대 지수 모두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6월11일 이후 하루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증시 개장 전에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8.3%로 시장 전망치를 웃돈 것이 증시를 강타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6.3%, 전월보다 0.6% 각각 오르면서 시장 전망치(전년 동월 대비 6.0%, 전월 대비 0.3%)를 크게 웃돈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 지표의 전월 대비 상승률이 7월(0.3%)의 두 배에 이른 점이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 비관론을 키웠다. 전체 CPI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도 전월보다 0.7%, 전년 동월보다 6.2% 각각 상승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주거비 상승폭은 1990년대 초 이후 가장 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이를 반영해 연준이 오는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다시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더욱 높아졌다. 시장 일각에선 1.0%포인트의 금리인상(울트라 스텝) 가능성도 제기됐다.

국내에서도 한국은행의 대응에 시장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은 그동안 여러 차례 "물가·성장 등이 전망 경로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0.25%포인트씩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미국의 통화긴축이 예상보다 빠르고 강해 '빅 스텝'(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