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반도체 성지'서 '뉴 삼성' 기치 내걸어
이병철 창업주가 반도체 산업 일으킨 기흥서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기공식 참여 3년뒤 가동예정 ' R&D 전용 라인' 포함해 2028년까지 연구 단지 조성에 20조 투자 이재용 부회장 "선행 투자 전통 이어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 만들자"재도약 의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복권 후 첫 행보로 19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단지 기공식에 참석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뉴삼성' 경영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경제위기 극복에 나선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경기도 용인 기흥캠퍼스에서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든다'는 슬로건 아래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을 했다. R&D단지는 메모리,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반도체 R&D 분야의 핵심 연구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이 부회장은 기공식에서 "'반도체 산업은 시장성이 클 뿐만 아니라 타 산업에 파급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고 이병철 선대회장의 말을 되새기며, 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하자"고 당부했다.
기공식에는 경계현 DS부문장, 정은승 DS부문 CTO(최고기술책임자), 진교영 삼성종합기술원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등 임직원 100여명이 참석했다.
기흥캠퍼스는 1983년 삼성이 세계에서 3번째 64K D램 개발을 시작으로 반도체 사업을 일으킨 곳이다. 1992년 세계 최초 64M D램 개발, 1992년 D램 시장 1위 달성, 1993년 메모리반도체 분야 1위 달성 등 반도체 초격차 기술의 초석을 다진 곳이기도 하다.
기흥캠퍼스 R&D 단지는 10만9000㎡(3만3000여평) 규모로 건설된다. 삼성전자는 2025년 가동 예정인 반도체 R&D 전용 라인을 포함해 2028년까지 연구단지 조성에 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이 12일 복권된 지 일주일 만에 반도체 사업장부터 찾은 것은 미래 먹거리를 챙기는 한편 기술개발을 통해 국내 반도체산업 생태계를 성장시키고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기여해달라는 국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정부의 복권 발표 이후 "국가 경제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
R&D단지 기공식이 끝난 뒤 이재용 부회장은 화성캠퍼스를 찾아 반도체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했다. 이 부회장이 임직원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은 2020년 8월 수원사업장 워킹맘 직원들과의 간담회 이후 2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직원들의 건의사항을 경청한 뒤 직접 소통할 기회를 늘려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어떠한 변화에도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반도체연구소에서 DS부문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주요 현안 및 리스크,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개발 진척 현황, 초격차 달성을 위한 기술력 확보 방안 등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