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의 트렌드 트레킹] (8)상품을 넘어 명품으로

업종이나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드가 좌우 비본질적인 요소는 벗어던져야…철학 없는 기술 오래 못가

2022-08-19     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사람들은 왜 명품을 좋아할까요? 이젠 짝퉁도 명품과 구분하지 못할 만큼 품질이나 기술 수준에서 차이가 없는데도 비싼 값을 치르면서 명품을 구입합니다. 무언가 아우라가 느껴지고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요.

명품의 가치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시간에서 나오는 것 아닐까요? 루이비통, 에르메스, 버버리 등 약 200년간 명품의 지위를 유지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때로는 뚝심 있게 기다리는 고집도 부리고, 그러다가도 때가 되면 과감히 모든 것을 혁신해 온 거지요. 때를 분별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변하지 않는 전통과 변화하는 패션 사이에서 기막힌 줄타기를 하는 것, 한 마디로 균형감각 부침이 심한 패션 세계에서 가치를 인정받아 온 명품브랜드들의 공통된 비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에르메스의 광고 카피에 "Everything change, but nothing change."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직역하자면, "모든 것은 변한다, 그러나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인데, 이 말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으려면 모든 것을 변화시키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영원을 위한 혁신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습니다. 본질적인 가치는 고집스러울 정도로 지키면서 비본질적인 요소들은 트렌드에 맞게 과감히 벗어던지는 용기와 철학이 명품브랜드의 핵심역량인 거지요.

이런 원리는 패션 브랜드에만 적용되는 건 아닙니다. 업종이나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비즈니스 근저에 흐르는 원칙입니다. 상품의 시대는 가고 명품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명품의 경지로 올라서지 못하고 상품 수준에 머무는 기업들은 도태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또 이제 세상은 'I am a brand'의 시대가 되었지요.

때를 분별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나아가야 할 때인지 기다려야 할 때인지, 바꿔야 할 때인지 붙잡고 있어야 할 때인지. 가치이동이 일어나는 지금은 "change everything"해야 할 때입니다. 철학이 없는 기술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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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김용태(김용태 마케팅연구소 대표)= 방송과 온라인 그리고 기업 현장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주제로 한 깊이 있는 강의와 컨설팅으로 이름을 알렸다. "김용태의 마케팅 이야기"(한국경제TV), "김용태의 컨버전스 특강" 칼럼연재(경영시사지 이코노미스트) 등이 있고 서울산업대와 남서울대에서 겸임교수를 했다. 특히 온라인 강의는 경영 분석 사례와 세계 경영 변화 흐름 등을 주로 다뤄 국내 경영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요 강의 내용을 보면 "루이비통 이야기 – 사치가 아니라 가치를 팔라", "마윈의 역설 – 알리바바의 물구나무 경영이야기", "4차산업혁명과 공유 경제의 미래", "손정의가 선택한 4차산업혁명의 미래", "블록체인과 4차산업혁명" 등이다.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트로이의 목마를 불태워라", "마케팅은 마술이다", "부모여, 미래로 이동하라", "변화에서 길을 찾다", "마케팅 컨버전스", "웹3.0 메타버스", 메타버스에 서울대는 없다(이북), 메타버스와 세 개의 역린(이북) 등을 펴냈다. 서울대 인문대 졸업 후 서울대서 경영학 석사(마케팅 전공)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