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인플레 확산되면 취약계층 더 피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강하게 시사…"중앙은행의 인플레 파이터 역할 중요" 시장선 물가상승 지속땐 '빅 스텝' 전망…코스피 3주만에 2600선 밑으로

2022-06-10     이코노텔링 곽용석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인상으로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겠지만, 자칫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이 더 확산하면 그 피해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이창용 총재는 10일 한은 창립 72주년 기념사에서 "글로벌 물가상승 압력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중앙은행 본연의 역할이 다시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2~3% 수준의 오름세를 나타냈을 당시 우리가 다른 나라 중앙은행보다 더 먼저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돌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정상화 속도와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더 이상 우리가 선제적으로 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해 공격적인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이 총재는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의 경기둔화,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가속화 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며 "성장과 물가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정책 운용의 민첩성을 유지하면서도 경제상황 변화에 따른 유연성도 함께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의 발언이 전해지자 시장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빅 스텝'을 밟을 수도 있다는 발언으로 해석해 코스피지수가 개장 초 2600선 아래로 내려가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9.57포인트(1.13%) 내린 2595.87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2600선 아래로 마감한 것은 지난달 19일(2592.34) 이후 3주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