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가상화폐 가격과 거래 예의주시"

"28만명이 700억개의 루바 보유 추정"…금융 당국, 거래소 긴급점검 일부 손해본 투자자들 집단소송 준비…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검토

2022-05-17     이코노텔링 장재열기자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의 폭락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가격 및 거래 동향을 예의 주시하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도 루나 사태 관련해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를 상대로 긴급 점검에 나섰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가상화폐 루나 이용자가 28만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가격 및 거래 동향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루나 이용자가 28만명이고, 이들이 700억개 정도의 (가상화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국내 가상자산업자와 논의해 투자 유의 고지 등이 잘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고승범 위원장은 "법적으로 제도화 되어 있지 않다 보니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데 한계는 있다"며 "가격이나 거래 동향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에게 루나 거래량과 시세, 루나와 테라를 보유한 투자자 수, 금액별 투자 인원, 100만원 이상 고액 투자자 등에 대한 현황 파악을 요청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에 대해 직접 검사나 감독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일단 상황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시행 중인 암호화폐 관련 법률인 특정금융정보법은 거래소 등 가상자산사업자의 자금세탁 행위만 감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금융당국은 '제2의 루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을 검토하고 있다. 고승범 위원장은 "법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완벽하게 해결되기는 어렵지만 가상자산업법에 대한 제정 논의가 진행될 테니, 스테이블 코인 규율 체계 및 방향에 대해서도 같이 의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도 이날 임원회의에서 "관계 법령 부재에 따라 감독당국의 역할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앞으로 제정될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불공정거래 방지, 소비자피해 예방, 적격 가상화폐공개(ICO) 요건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이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온라인에는 루나 사태로 몇 년 동안 모은 투자금을 잃었다는 이들의 인증 글이 올라왔다. 일부 투자자들은 오픈 채팅방·온라인 카페에 모여 테라와 루나를 발행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를 상대로 집단소송과 형사 고발을 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