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빅스텝 완전 배제 단계 아냐"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 시사 … 코스피 2590대로 다시 밀려 이 총재"물가흐름 종합판단"…달러환율은 1284.1원으로 보합

2022-05-16     이코노텔링 곽용석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 가능성도 있음을 내비쳤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잇따른 빅스텝으로 한미 간 기준금리 차이가 벌어지거나 역전될 수 있는데다 국내 물가가 치솟고 있어 한은도 하반기에 빅스텝에 나설 수 있음을 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창용 총재는 16일 오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회동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향후 빅스텝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4월 상황까지 봤을 때는 그런 고려(빅스텝)를 할 필요 없는 상황이지만 앞으로 물가가 얼마나 올라갈지 종합적으로 데이터를 보면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이 총재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 "아직까지는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날 이 총재 발언의 뉘앙스는 달랐다. 그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지는 않겠다고 못 박았다"면서도 "물가 상승과 성장률이 어떻게 변할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5월 금융통화위원회 상황을 보고 7, 8월 경제 상황과 물가 변화 등을 봐야 한다"고 밝혔다.

빅스텝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이 총재의 발언에 한은이 당장 오는 26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또한 지난 주말 미국 주가 반등 소식에 급등세로 출발했던 16일 국내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스피는 이 총재의 빅스텝 가능성 발언과 중국의 4월 실물지표 마이너스 쇼크로 다시 26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66포인트(0.29%) 하락한 2596.58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지난 주말 미국 주가 급등 소식에 20.45포인트(0.79%) 오른 2624.69로 장을 시작해 2629.20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이창용 총재의 빅스텝 가능성 시사 발언이 전해지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중국의 4월 소매판매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1% 감소해 예상치(-6.5%)를 한참 밑돌고, 생산도 2.9% 감소해 우한 사태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는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 투자가가 976억원, 외국인이 172억원을 각각 순매도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614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는 미국 나스닥 급등 소식에 전 거래일보다 3.17포인트(0.37%) 오른 856.25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도 전장보다 9.16포인트(1.07%) 오른 862.24로 시작해 급등세를 보였으나 장 막판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코스닥시장에선 기관이 108억원, 개인이 59억원을 각각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210억원 순매도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0.1원 내린 1284.1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보합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