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들어가는 한전 경영… 역대 최대 손실

1분기서 7조8천억원 적자…전력구매비 급등했지만 전기료 동결한 탓 한전측 요금인상 시급성 주장… 증권가선 올 17조 넘는 영업손실 예상

2022-05-13     이코노텔링 김승희기자

한국전력공사가 1분기에 8조원에 가까운 역대 최대 규모 영업손실을 냈다. 국제유가 등 연료비 가격이 급등해 전력구매 부담이 커졌지만, 전기요금 동결로 수익성이 악화된 결과다.

한전은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손실이 7조786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영업이익 5656억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3일 공시했다. 매출은 16조464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1% 증가했다. 순손실도 5조9259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손실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지난해 한 해 적자액 5조8601억원보다도 2조원 가까이 많다.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등 연료비(7조6484억원)와 전력구입비(10만5827억원)가 각각 92.8%, 111.7% 급증했다. 반면 전력 판매 수익은 15조3784억원으로 7.6% 증가에 그쳤다.

한전은 전력구매 비용이 영업비용의 85% 이상을 차지한다. LNG·석탄 등 연료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한전이 발전사들에서 사들인 전력 구매비용도 급증했다. 이와 달리 판매 가격인 전기요금을 제때 제대로 올리지 못해 비용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증권가는 올해 한전이 17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전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고물가 상황을 고려해 기준연료비·기후환경비용 증가분을 반영해 전기요금을 조정하되 국민 부담을 고려해 올해 분할 적용하기로 했다. 또한 유가 변동에 따라 영업실적이 크게 영향을 받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으나 유명무실한 상태다.

한전은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 및 가격 상승 국면에서 국내만 예외적으로 전기요금을 동결해 왔다며 전기요금 인상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전기요금마저 대폭 인상될 경우 서민 부담이 커지는 만큼 새 정부 출범 초반에 전기요금 인상이 이뤄질 지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