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장사 경고받은 은행들 '금리 낮추기'

KB · 농협 이어 신한은행도 8일부터 최대 0.25%P 내리기로 윤석열 당선인의 지나친 예대 금리차 해소 공약 의식한 행보

2022-04-07     이코노텔링 김승희기자

시장금리가 오르는 것과 반대로 시중은행들이 스스로 대출금리를 속속 낮추고 있다. 연초부터 가계대출 잔액이 줄어든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과도한 예대금리차를 해소하겠다며 예대금리차 공시제도 도입을 공약하는 등 은행권의 이자장사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점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8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10∼0.25%포인트 낮춘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변동·고정금리 구분 없이 대면(창구)대출 금리가 0.2%포인트, 앱 등 비대면 대출금리는 0.10%포인트 낮아진다.

3가지 전세자금대출 상품(주택금융공사·서울보증·주택도시보증)을 이용하면서 금융채 2년물 기준 고정금리를 선택해도 0.25%포인트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다. 이와 함께 전세자금대출에 0.10%포인트의 장애인 우대금리도 신설한다.

신한은행은 "서민들의 주거부담 완화와 금융비용 경감, 상품 경쟁력 강화에 따른 영업동력 활성화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앞서 5일부터 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인하했다. KB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금리) 상품 금리는 0.45%포인트, 변동금리 상품은 0.15%포인트 낮췄다. KB전세금안심대출(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과 KB주택전세자금대출(한국주택금융공사 보증)도 각 0.55%포인트, 0.25%포인트 내려갔다.

농협은행도 8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3%포인트 인하한다. 은행들의 대출 문턱 낮추기는 실적의 중요한 기반인 가계대출 자산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3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1937억원으로 2월 말보다 2조7436억원 줄었다. 올 1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했다.

대선 공약으로 예대금리차 공시제도 도입이 거론된 상황에서 은행들로선 커진 예대금리차가 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예금은행의 대출잔액 기준 예대마진(2.27%포인트)은 2019년 6월(2.28%포인트)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크게 확대됐다.